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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우 이즈 굿>

역시, 사랑!

영화<나우 이즈 굿>. 따듯한 느낌의 포스터만으로 '익숙한 로맨스에 불과할 것'이라 예상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영화는 '죽음과 삶의 의미'를 다루고 있는, 제법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Now Is Good'

제목에서부터 느껴지지만, '현재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에서 천방지축, 명랑해보이는 테사는 4년 전 백혈병 진단을 받고 암과 씨름하는 소녀다. 테사는 '어차피 죽을 것'이라는 가치관으로 고통스러운 치료를 포기하고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테사는 죽기 전 하고 싶은 것들, 즉 그녀만의 버킷리스트를 벽면 가득 채워두고 그것을 하나씩 이뤄나간다.



우리는 죽음이 닥치면 용감해질 것, 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다.

물론 이 이야기는 나의 경험담은 아니지만, <나우 이즈 굿>의 테사가 그렇게 말했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그렇다고 그녀가 죽음을 두려워하고 늘 병마 속에서 시름시름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에 멋있다.


사실,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들의 버킷리스트를 다룬 영화들은 많다.

<버킷리스트>, <노킹 온 헤븐스 도어>, <라스트 홀리데이> 등.. 이전의 시한부 삶을 다룬 영화들을 보면 그들의 원대한 버킷리스트를 채우느라 화려한 모습들(감히 죽음이 저 멀리 있는 우리들에게는 가까이 와닿지 않는)을 보여주기에 바빴다. 물론 그들의 삶이 멋있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우 이즈 굿>이 앞서 말한 영화들과 다른 점은 별 것 아닌 듯한 소소한 소망들로 채워진 소녀의 버킷리스트 실행을 통해 '삶'을 성찰했다는 점이다. 삶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나우 이즈 굿>이 놓치지 않은 점은 로맨스다. 이 점에서 <나우 이즈 굿>과 유사한 영화가 거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다.


시한부 삶에 처한 여주인공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의 설정은 매우 흡사하다. 사실 몇몇 신(scene)들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가령, <레스트리스>에서 남녀주인공이 길거리 한복판에 드러누운 모습과 <나우 이즈 굿>에서 아담이 테사를 위해 몸으로 만든 천사 그림자 장면이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나우 이즈 굿>에서 테사가 말하는 '삶'이란, 순간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순간의 연속은 죽음이라는 끝을 향한 여정'이라는 것, 그리고 '삶은 계속' 이어진다. 즉, 죽음 이후에는 새 생명(삶)이 존재한다.


결코 죽음을 나쁜 시선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인간은 죽음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또 다른 탄생으로 세계의 삶은 순환한다. 우리의 삶은 그냥 놔두면 된다. 지금,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움크리고 있지 말고 무엇이든 하자. 삶이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겨두자. 어차피 이것 또한 삶의 조각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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