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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의 첫번째 장례식>

'지금 이 순간'의 가치

다소 발칙하지만 혹자는 한 번쯤 영화 속 상황을 상상해봤을테다. 어린이 방송에서 녹색토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윌은, 생일에 자신의 죽음과 맞닥뜨린다. 자신의 깜짝 생일파티가 준비중인 걸 모른 채 집을 뛰쳐나간 윌은 차를 도난당한다. (윌에게는 다행하게도) 그 차가 폭발하는 바람에 상황을 모르는 윌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죽었다고 판단한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 대해 윌은 자신에 대한 시선과 평판을 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결심한다.



변장 끝에, 인도인 은행가 '비제이'로 장례식에 참석한 그는, 평소 궁금했던 자신의 평판에 대해 조문객들에게 인터뷰하기 시작한다. 가족과 친구, 그 밖의 지인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해왔는지에 대해 알아가면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성찰하는 윌. 한편, 비제이라는 새로운 인물로 살아가면서 겪는 고충도 떠안게 된 그다. 비제이로 살아가면서 윌이었을 때 하지 못했던 부인과 장인장모와의 화해를 해나간다. 이 아이러니컬한 상황 속에서 윌은 새 삶에 대한 다짐을 하게 된다.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상황 설정이긴 하지만, 이 영화! 참으로 매력 있다. 참신한 발상과 코믹 요소를 겸비한 <나의 첫번째 장례식>은,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블랙코미디다. '쥬기쥬기 - 보잉보잉'을 외치는 귀여운(?) 중년 남성의 끔찍한 사고를 통해 '현재의 삶에 대한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나의 첫번째 장례식>이 특히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부분은 OST다!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에서 보여지는 애니메이션 위를 수놓는 재즈곡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드높였고 극의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OST 모두가 마음에 들었다. '과연 이 영화가 Jazzy한 곡들과 어울릴까'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재즈곡의 특징이 불협화음인 것처럼, 묘한 만남이 독특한 앙상블을 완성해냈다.


발칙하고도 위험한 발상이지만, 따스한 전개로 진행되는 영화<나의 첫번째 장례식>. 내겐 너무나 좋은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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