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부부)생활에 대한 진지한 성찰
대학 진학과 동시에 고향을 벗어나 생애 첫 자취를 시작한 '구미코'는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교육학과 선배 '겐이치'를 만나 연인이 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문제가 있다. 섹스가 '못하는' 것이다. 물론, 감정선에는 문제가 없다. 둘은 사랑만으로(섹스 없이도)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결혼까지 감행한다. 과연 이들의 부부생활은 안정선을 걸을 수 있을까.
눈에 훤히 드러날 정도로 구미코와 겐이치는 서로를 사랑한다. 하지만 섹스 없는 삶에 자책과 회의를 느낀다. 그래서 이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문제(본능)를 해결한다. 겐이치는 윤락업소에 드나들고, 구미코는 채팅을 통해 주말마다 새로운 남자들을 만난다. 일반적인 부부가 이런 짓을 행했다면 질타를 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특별한 부부의 상황에는 연민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 받는' 상황이 등장한다. 겐이치는 구미코를 '태초에 섹스가 안 되는 여자'라고 생각했고 그녀를 처녀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구미코가 겐이치에게 '다른 남자들과는 가능하다'는 고백을 하자 겐이치는 분노한다. 왜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되는 걸까. 똑같이 육체의 외도를 저질렀음에도 여자만 왜 죄인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어쨌든. 이 다툼으로 하여금 둘은 잠시간 떨어져 지낸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기 이전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한다. (운명적으로)둘은 처음 만난 아파트에서 재회하고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한다. 이 위기를 기점으로 부부는 서로를 더 사랑하고 믿기로 다짐한다. '섹스는 섹스일 뿐'이라는 다짐으로 정서적 애정으로 부부관계를 켜켜이 쌓아간다.
이 작품은 동명의 원작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놀라운 것은 소설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다. 가장 본능적인 '조건'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이어가는 부부의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접하지 못했던 특별함이 있다. 원작자 '고다마'는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상황을 글로써 고백했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성공까지 거머쥐었다.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는 결혼의 근원적인 의미를 짚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부부의 육체적 관계의 문제 뿐만 아니라, 고부갈등, 임신, 교육 문제 등 결혼에서 파생된 다양한 문제들도 다룬다. 즉, 이 드라마는 제법 무게감 있는 작품이다. 도발적인 제목에 비해 자극적인 장면들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시길.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육체적 관계 없이 사랑만으로 결혼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까' '육체적 결핍을 정서만으로 채워 나갈 수 있을까'.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이와 같은 특별한 상황이 실재한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잘못은 없다. 그저, 다를 뿐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인물들을 간접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쌓아 나갈 수 있는 점은 이해심이다. 모든 개인과 그들이 처한 상황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세상살이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