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가 "우리 모두는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작품. 니콜라이 고골은, 명백한 사실주의 작가다. 그는 이상이나 낭만, 관념적인 것들이 아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상황과 인물들을 작품으로 끌어온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재미'있다. 사실을 옮긴 작품이라면 재미와는 거리가 먼, 투박하고 거친 경우가 많은데 반해, 고골의 작품들은 상징과 풍자성 짙은 문체 덕분에 독자들의 웃음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소설 <외투>는 궁극적으로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남들이 볼 땐 만년 9등관인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400루블이라는 월급에도 만족하며 살아간다. 관청 한 구석에 앉아 서기관으로서의 성실한 업무력과 절제된 사생활을 병행하며 살아간다. 남루해보이는 외형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시선일랑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에겐 중요하지 않다. 집에서는 정해진 식사량을 취하고, 정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다. 여기에서 정서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절제된 생활과 일맥상통하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그랬던 그가 한 시점을 계기로 바뀌기 시작한다. 바로, 외투 때문이다. 400루블로 살아가는 이들이 견디기 힘든 혹한의 추위로 인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필수 아이템인 외투.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외투는 오래된 데다, 연이은 수선으로 인해 더이상 외투의 구실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고만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수선집을 찾은 그는 '새 외투'를 맞출 것을 권유받고, 고심 끝에 새 외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물론, 합리적인 가격이라 해도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에게는 계획적인 준비가 필요했다. 배를 곯아가며 얻게 된 외투. 사람(특히,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와 같은)이라면 당연히 외투에 대한 '보상 심리'가 생기게 마련이다. 외투로 인해, 물적 욕망이 생겨버린 그는 집착, 타인을 향한 경계 등 심적 동요마저 생겨난다.
그야말로, 외투로 인한 행복은 잠시 뿐이었던 것. 값비싼 외투와 함께, 물질과 심리적 부담까지 떠안게 된 아카키 아카키예비치는 설상가상으로 외투를 강도당하고 만다. 경찰관과 고관을 찾아가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던 그는, 결국 허세와 욕망 가득한 고관의 강압적인 행동에 억눌린데다 편도선염까지 앓고 만다. 결국 그는 어이없는 죽음을 맞는다.
<외투>가 범상치 않은 이유는,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 때문이다. 외투에 온갖 한이 맺혔던 그는, 죽은 후 외투를 빼앗는 유령이 된다. 그렇게 온 몸에 '한의 외투'를 입은 그는,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고관에게 제대로 복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카키 아카키예비치의 삶에 대한 감정은 씁쓸하고 애달픔 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행복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물질적 풍요로움이 행복의 전유물이라 여기는 이들에게 섬뜩한 충고서가 될 수 있는 이 소설은, 한 남자의 상황에 따른 치밀한 감정선을 풀어냄으로써 독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근검하고 절제된 씀씀이와 자신이 좋아하는 여가 활동을 즐길 때가 가장 행복했던 아카키 아카키예비치. 물적 욕망과 함께 불안과 슬픔의 정도도 비례해져가는 비운의 주인공은 우리에게 뼈 아픈 일깨움을 선사한다. 허세와 물욕으로 가득찬 고관의 행동이 불러운 잔인한 결말이 우리에게 명징하게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