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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주인이 되는 법

어린아이처럼 하루를 행복으로 채우는 법

by 엘프화가

어른은 왜 아이보다 행복하지 않을까?


언제부터였을까. 행복을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게 된 건.
어릴 때는 그냥 구름 모양만 봐도 신기했는데, 이제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조차 잊고 산다.
오늘 아침, 문득 어린 시절의 나를 떠올렸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던 그때의 나. 길가의 돌멩이 하나도 보물처럼 주워 담고, 개미가 줄지어 가는 모습에 한참을 앉아서 지켜보던 나 말이다.


그때는 참 쉬웠다. 행복이라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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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사이에서 보물찾기


요즘 나는 의식적으로 어린아이가 되려고 노력한다.
남들이 급하게 땅만 보고 걸을 때, 나는 하늘을 본다.
구름이 건물 사이로 흘러가는 모습이 마치 거대한 강물 같다.


IMG_0115.jpg 우연히 발견한 하트모양 구름. 이런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진다.


저 높은 건물 옥상에 누군가 심어놓은 작은 화분도 보인다. "저기에 있다니, 신기하다"고 혼자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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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를 내려 시선을 땅으로 돌린다.
아스팔트 틈새로 자라는 민들레, 누군가 몰래 심어놓은 듯한 방울 토마토.
이런 걸 발견할 때마다 마음이 뛴다.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다.


바닥의 무늬도 재미있다. 어릴 때처럼 선을 밟지 않고 걸어보거나, 일부러 특정 타일만 골라서 밟아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의 작은 재미가 더 소중하다.


결국 모든 것은 관점의 문제다. 똑같은 길을 걸어도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된다.


Rdp1Vdc.jpeg 사진찍으면서 다시 보니 사실 꽈리였던 것 같다



우연이 만들어낸 잠깐의 합주곡


헤드폰을 끼고 걷다가 짧은 순간 우연히 즐거운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음악이 클라이막스에 달했는데, 마침 매미 소리가 함께 울려펴지며, 자신만의 클라이맥스로 향한다.
마치 계획된 듯한 완벽한 합주. 그 순간 나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유일한 음악을 들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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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일수록 더 성공한다고 한다.
베짱이가 개미보다 못하다는 건 편견일 뿐이다.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사람들이 "주변의 아름다움에 더 잘 감응하게 된다"는 것처럼, 우리가 의식적으로 행복을 찾으려 노력할 때 더 많은 행복이 보인다.


이게 바로 어른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행복은 성취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 발견해야 할 보물이라는 것 말이다.


바다의 모래 대신, 린넨 슬리퍼


바다를 보면 고민이 사라진다는 말에 공감하는 편이다.
몇십억 년 동안 반복되어온 파도를 보면 내 걱정이 얼마나 작은지 깨닫게 된다.
직장인이 되고 가장 아쉬운 것은 바다를 자주 못가게 되었다는 점.


하지만 굳이 바다에 가고 싶어 전전긍긍하는 대신, 괜찮은 대체제를 찾았다.
다이소에서 5000원짜리 린넨 슬리퍼.
이걸 신고 천천히 걷기만 해도, 바닥의 거친 재질이 발바닥에 닿는 느낌에 집중하기만 해도 모래사장을 밟는 느낌에 즐거워진다.


이렇게 바다를 가는 날까지, 슬리퍼와 함께 일상을 바다처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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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린넨 슬리퍼. 5000원으로 바다를 느껴보자



행복의 주인은 바로 나.


행복의 열쇠를 남에게 맡기지 말자. 내 행복은 내가 책임진다.
누군가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해야 행복할 테고, 누군가는 사랑을 받아야만 행복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조건부 행복은 결핍의 거울과 같아서 모래성처럼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행복과 성취는 다르다.
어린아이처럼 주변을 바라보고, 작은 것에서 기쁨을 찾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
행복은 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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