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기행#31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현풍성당은 독특하게 8각형의 형태로 지어진 성당입니다. 1년전쯤 특이하고 아름다운 성당의 모습을 전해듣고 직접 보고싶어 들른 적이 있습니다. 독특한 8각형의 외형에 흰색의 벽과 운치있는 황토색 기와지붕이 한눈에 깊이 각인되는 성당이었습니다. 그때는 세례받기 전이기도 하거니와 카톨릭신자가 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현풍성당의 미사에 매주 참례하는 신자가 되었으니 그 우연에 감사함이 더욱 깊어지기도 합니다. 또한 주보성인도 제 세례명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신부님이시니 더욱 은혜가 됩니다.
현풍성당은 낙동강에서 조금 벗어난 현풍읍에 1935년 공소로 먼저 설립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치열했던 낙동강 전투로 인해 공소가 소실되었으나 1960년 다시 공소를 건축하였습니다. 그리고 1969년 신자수의 증가로 화원본당 소속 공소에서 본당으로 승격하였다고 합니다. 현재의 성당은 신자수가 꾸준히 늘어난 1988년에 새롭게 지어져 그해 12월에 축성식을 가졌다고 합니다.
현풍성당은 지금도 꾸준하게 신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성당입니다. 인근에 테크노폴리스란 산업지구가 조성되면서 많은 수의 인구가 유입된 것이 그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년 한해 현풍성당으로 전입된 교우가정이 97세대라는 것이 이를 반증하기도 합니다. 안드레아 유치원도 계속 운영중인데 줄어드는 인구탓에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시골성당 유치원이 이 곳 현풍에서 만큼은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어 흐뭇하기도 합니다.
현풍성당의 팔각형 외부의 모습은 주보성인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갓모양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입구에 있는 김대건 신부님의 상 또한 독특한데 일반적으로 김대건 신부님의 상은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모습인데 반해 현풍성당은 십자가를 진 김대건 신부님의 모습으로 서있습니다. 단순화해서 묘사한 조각이지만 앞으로 나아가는듯한 자세와 강인한 얼굴에서 신부님의 굳은 의지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현풍성당은 밝고 화사한 성당의 외형도 아름답지만 내부의 모습 또한 돔형태의 팔각형으로 지붕의 속을 바로 볼 수있게 한 구조가 독특합니다. 한면에 3개의 창을 내고 각각의 면에 유리화로 장식하여 24개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의 아름다움이 때론 정신을 아득하게 합니다. 성령의 빛줄기 같은 아름다움을 매주 미사시간에 느끼기도 합니다.
현풍성당은 넓은 대지위에 구성당건물과 안드레아유치원 등이 있으며 성모동산 앞의 잔디밭엔 각종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사용됩니다. 늦은 밤 잔디밭 벤치의자에 앉아 기도하면 참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