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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드 Nov 28. 2023

한국최초의 레지오마리애
산정동성당

성당기행 #47

출발하기 전날 갑자기 약2년여전쯤에 방문했던 목포의 산정동 순교자기념성당을 보고싶었습니다. 당시에는 건립한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파이프오르간 설치작업도 마무리 되지 않아 약간은 어수선하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새로 지은 건물이라 깨끗하고 새건물의 냄새도 나는 듯했었습니다. 목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거대한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과 성모동산 등은 신자가 되기전이었지만 기억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던가 봅니다. 당시에는 성당순례도 그저 여행지에서 만나는 이국적인 건축물이었기에 아무래도 관광지 같은 느낌이었기도 했습니다. 3시간이 걸리는 대구에서 목포까지의 거리는 당일로 다녀오기는 조금 무리하기도 했지만 산정동성당을 다시 찾아가는 길은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러가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려지는 설레임이기도 했습니다. 


목포의 산정동 순교자기념성당은 2020년에 완공되어 교황청으로부터 준대성전(basillica minor) 칭호를 받은 한국최초의 성당입니다.  준대성전(Basilica Minor)이란 역사적, 예술적, 신앙적인 면에서 그 중요성이 인정되는 성당에 붙여지는 명예로운 칭호로서 교황님에 의해 그 특전이 부여 됩니다.


목포지역은 병인박해 이후 박해를 피해 들어온 신자들에 의해 꾸준히 복음이 전파되고 1953년에는 한국최초로 레지오마리애가 조직되어 활동한 한국 레지오마리애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레지오활동으로 인하여 목포지역 비신자들에게 선하고 영적인 이미지를 많이 전파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신자들이 많이 증가되는 요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인구 21만명 남짓의 지방 소도시인 목포 본도심에는 현재 11개의 성당이 있으며 당시 3집건너 한집이 카톨릭 교우가정이었다고 하니 성령의 역사하심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 은혜가 신비롭기만 합니다.


레지오마리애의 시작지였던 만큼 성당의 주출입구 우측엔 레지오기념성당이란 명판이 걸려있습니다. 목포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만평의 대지위에 세워진 산정동 대성전은 보는 것만으로도 웅장하여 목포지역에 내린 복음의 은혜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레지오마리에 관련 역사는 1937년에 건축된 옛 교구청 건물에 잘 전시되어 있는데 그 전시물의 다양함과 양이 많아 우리나라 레지오마리애의 역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교구청 건물은 최초에는 광주교구청 건물로 사용되었고, 성 골롬반 외방선교수녀회, 성신간호전문대학,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에서 사용하기도 하였습니다. 멋스럽고 고풍스런 현관 포치를 통해 들어가면 당시의 목조 바닥에서 울리는 소리가 근현대사의 한장면을 걷는 것같은 느낌도 듭니다. 지하에는 여러개의 테마방을 두어 조용히 기도하거나 그리스도의 고난과 그 옛날 초기 신자들의 삶을 묵상하며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1층에는 이 곳 산정동에서 시작된 레지오마리애의 초기 모습을 엿볼수있는 자료들을 전시해 두어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없는 우리나라 레지오 조직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기도합니다.


교구청 건물은 현재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근대 건축물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몸이 아파 가이드를 해주시기 힘든 가운데서도 저희를 위해 기꺼이 문을 열어 맞아주시고 은혜롭고 감동적인 설명을 해주신 역사박물관 서덕 아가사 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옛 교구청 건물 

아래 사진들은 옛교구청 건물로 현재는 역사박물관으로 사용되어지는 건물안에 전시된 초기신자들의 유품과 

초창기 레지오마리애의 활동상을 엿볼수있는 많은 전시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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