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t on iphone
*아이폰으로 찍고 보정한 사진들을 올립니다.
국제 시장에서 올려본 부산 타워는 멋졌다. 그날따라 날씨도 좋아서 하늘도 쨍했다. 나는 몇 번이나 국제시장을 걸어 다니며 부산타워를 올려다봤다.
부산에는 엄마가 있다. 그리고 엄마를 돌보는 외가도 있다. 내가 엉성한 사투리를 쓸 때마다 부산 사람이 아닌 걸 알면서도, 굳이 '부산 사람이에요?'라고 묻는 사람들은 그 엉성한 사투리에 진짜 같은 아주 작은 순간들을 알아챘기 때문일 것이다. '분명 부산 사람 아닌데, 뭐지?' 같은...
나는 부산에 살아본 적이 없지만, 자주 부산에 간다. 엄마를 보기 위해. 그 엄마를 품고 있는 외가에 가기 위해.
부산에는 엄마의 유년과 현재가 묻어 있다. 왕년에 좀 날렸다는 엄마와 쪼그라든 엄마의 등은 아이러니하지만, 그녀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키가 작지만 자주 소리치고, 지나치게 당당한 그녀의 모습. 자갈치와 국제시장을 넘실거리며 다녔을 그녀의 학창 시절.
나는 엄마의 일이 끝나는 포장마차 앞에서 한 시간을 기다렸다. 서성이며 날이 추워 인형 뽑기 가게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종종걸음으로 시장을 걷기도 했다. 인형 뽑기는 전부 카드 결제로 바뀌어서, 현금이 없이도 2만 원이나 날릴 수가 있었다. '저렇게 큰 인형들은 과연 뽑히기는 할까?'라는 생각이 끝나자마자 한 커플의 환호가 들렸다.
나는 엄마의 빚을 갚느라 모든 돈을 엄마에게 줬고, 당연히 엄마도 돈이 없다. '저 시간에 일을 해야 할까?', '가게를 접고도 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 '집에 들어가서 뭘 먹을까? 아닌가, 너무 늦었나?' 그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바퀴를 돌았다. 멀리 부산타워가 다시 보였다. '저기는 또 어떻게 올라가지?', ‘갈 수 있나? 마치 섬 같은데', '우리 엄만 잘못이 없는데'
습기가 찬 천막 사이로 보이는 엄마의 넘실거림. 설거지를 하나보다. 포장마차는 수도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매번 물을 길러다가 설거지를 해야 한다고 했다. 멀리 엄마가 다 쓴 물을 들고 나와 버린다. 나는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괜히 추운 날 걱정시켜 뭐 하나. 나는 다시 섬을 보며 한 바퀴를 더 돈다.
'언제 끝날지 몰라'라는 말을 듣고도 그 주변을 서성인건. 엄마의 팔짱을 끼고 집으로 가고 싶어서다. 매번 오가는 그 길이 얼마나 외로울까. 학창 시절 그 마음이 생각나 슬프진 않을까. 어떻게 하다 여기까지 왔을까 생각하다 넘어지진 않을까 싶어 엄마의 팔짱을 끼고 집으로 가고 싶었다.
수다스럽게 이어지는 엄마의 이야기. 사장이 어떻고 손님이 어떻고. 나는 사실 그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은데, 엄마는 대화를 이어간다. 마치 자신의 삶이 괜찮다는 증명처럼 말들은 꼬리표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는 올라가지 못한 타워를 뒤로하고, 팔짱을 끼고 넘실거리며 국제시장을 빠져나갔다.
* 찍어 놓은 사진들로 종종 글을 쓰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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