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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si Mar 10. 2024

흑백사진은 간지가 나

Shot on iphone

   *아이폰으로 찍고 보정한 사진들을 올립니다.

 아이폰으로 촬영을 하다가 때때로 흑백으로 이미지를 돌려 볼 때가 있는데, 보통은 그렇다. 좀 더 있어 보이고 싶을 때? 아니면 주변 색이 너무 난잡할 때? 혹은 구도나 음영에 집중하고 싶을 때?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흑백은 때마다 너무나 적절한 효과를 발휘한다. 앞서 말한 3가지의 경우가 모두 해당될 때도 있지만, 그중 하나만 맞더라도 나는 종종 흑백으로 사진을 돌려보는 편이다.


 위의 사진은 친구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주다가 추운 날씨를 피하러 들어간 아모레퍼시픽 본사이다. 워낙 웅장한 건물이 주는 공간감도 있지만, 특유의 톤들이 너무 좋은 공간이었다. 나름 수직과 수평, 구도적인 측면에 집착하는 지점이 있어서, 넓은 공간을 돌아다니며 적당한 스폿을 찍어서 촬영을 했다. 아이폰의 광각렌즈와 표준렌즈 중 고민하다가 공간의 넓이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는 광각을 선택해서 찍었다. 흑백으로 돌린 이유는 공간의 구조물이 더욱 돋보였으면 하는 바람에서 결과물을 완성했다. 공간이 참 아름다우니 심심하실 때 둘러보시는 것도 추천.


 특히나 겨울의 나뭇가지들을 촬영하고는 흑백으로 돌려보는 경우도 많다. 위 사진은 민속촌에 놀러 갔을 때 촬영한 건데, 적절하게 서로를 양보하며 자라는 나무 사이에 한국적인 조명이 구조적으로 참 좋았다. 이거야 말로 있어 보이기 위해서 흑백으로 돌린 사진인데, 원본의 조명색이 조금 바래 있어서 그리고 그 색이 하늘색과 어울리지 않아서 모노톤의 사진으로 바꿔봤다. 나뭇가지의 선예도를 살리기 위해 샤픈도 조금 만졌던 기억이 난다.


 촬영을 갔다가 제주공항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다. 비행기 시간이 늦은 오후 때여서 아주 길게 늘어선 노을이 제주공항으로 들어왔는데, 때마다 화장실 벽면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아주 멋지게 늘어서곤 했다. 때문에 면세품을 사러 간 친구를 기다리다 적당한 때를 기다리며 셔터를 눌렀다. 빛이 아주 강해서 멋지게 콘트라스트가 나왔고, 그중 책을 들고 지나가는 아저씨의 그림자를 담았다. 멋진 음영에 비해 색은 좋지 않았던 터라, 흑백으로 돌리고 좀 더 대비를 많이 주었다.


 가끔 흑백판으로 개봉하는 영화를 보며 이해가 가지 않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사진을 좀 더 좋아하면서부터 왜 흑백으로 바꿔버린 영화가 나오는가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할 수 있었다. 아마도 연출자의 욕심이라기보다 촬영감독의 욕심이 아닐까 싶다. (미술감독은 흑백판을 좋아했을까?)


* 찍어 놓은 사진들로 종종 글을 쓰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더 많은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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