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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si Mar 29. 2024

오, 용산!

Shot on iphone

*아이폰으로 찍고 보정한 사진들을 올립니다.

용산 역 앞에서 보이는 건물

 건물 앞에 서면 주눅이 든다. 저렇게 높은 건물에는 누가 살까. 15000원짜리 영화를 보러 왔다가도 괜스레 저런 건물들이 더 영화 같아 보인다. 용산에는 영화관이 많다. 붉게 빛나는 하늘에도 저 건물은 살아남겠지? 오늘 보려 했던 영화는 매드맥스야? 아이맥스에서 보는 매드맥스라. 너무 과한 거 아니야? 용산을 보며 생각한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영화관으로 들어가야만 해. 처마 밑에서 올려다본 영화에 목이 부러진다. 뚝


남영역 철교 아래

 부러지지 않을까? 매번 드는 생각인데 아마도 부러질 수 있을 것만 같아. 하나, 둘, 셋, 넷. 아니 네가 세지 못한 몇 개의 기둥들이 더 있어. 나는 그 아래에서 오토바이 시동을 켜놓고 다시 한번 숫자를 세어 본다. 하나, 둘, 셋. 빵-! 죄송합니다. 고개를 까딱이고 오토바이를 밀고 나간다. 다행이야 부러지기 전에 다리를 빠져나와서. 아, 내가 어디서 들었는데. 이 다리의 근처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대. 뭔가 부러져서라는데 사실 잘은 몰라. 근데 남영역이라는 이름 뭔가 영화 같지 않아? '남영'의 '영'자는 뭔가 영혼을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 사실은 그게 아니겠지만


용산역 뒤편

 거대한 건물들 옆에 뜯어질 듯한 건물이 몇 개야? 흑백으로 돌려봐. 아마도 더 잘 보일걸? 여기는 왜인지 빛도 들지 않을 것만 같아. 저 오토바이의 주인은 어디로 간 걸까. 부러진 다리에 있을 거야. 무서운 얘기는 하지 말자.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저 높은 건물에 주눅이 들었어.


 몇 해 전에는 죽은 사람들이 옥상에 올랐고, 재작년부터는 용산에 대통령이 있대. 아주 오래전에는 남영 아래에 사람들이 깔렸어. 깔렸나? 뭐 여하튼.

 그거 알아?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남영역을 지나가면 전기가 잠시 꺼지는 거? 나는 그때마다 그게 일종의 추모 같다는 생각을 해. 매일 그 위를 지날 때마다 깜빡. 그런 거 있잖아. 깜빡

 

 아니, 내가 용산에 대해 아는 게 뭐가 있겠어. 난 그냥 영화를 보러 종종 용산에 오갈 뿐이야.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시동을 끄고, 높은 건물들 같은 영화를 보는 것. 나는 관련 없는 사람이야. 아, 맞아 그냥 관객이라고 하자. 오늘 영화는 뭐라고 했지?


* 찍어 놓은 사진들로 종종 글을 쓰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더 많은 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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