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제 혼자서 내 끼니를 챙기는 것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다가도, 내 손길이 너무나도 어설프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밥을 안칠 때마다 물을 부었다 빼기를 반복하고, 반숙 계란 프라이를 하려고 하다가 완숙이 되고, 그라탕을 만들다가 냄비를 태워먹는다. 세 명을 위한 세 개의 간짜장을 시키려다가 네 개를 시켜버린다. 언제쯤 빈틈이 채워질지 모르겠다. 왠지 평생 이럴 것만 같다. 내 부족한 부분을 감추기 위해서, 괜스레 있어 보이게 사진 찍는 기술만 늘어난다.
서툴게 차린 밥상 위의 음식은 매일 비슷비슷하다. 하지만 흔한 음식도 그 음식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면 나만의 음식이 된다. 추억을 꼭꼭 씹어 먹다 보면, 답답하고 속상하거나 때론 쓸쓸하던 일상에 한 숟가락의 위로를 얹는다. 그러면 사는 게 나쁘지 않다.
아무리 서툴러도, 먹는 건 남부럽지 않게 맛있게 잘 먹는다.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나요. 잘못해도 서툴러도 밥 잘 먹어요."
라는 노랫말처럼 서툴러도 밥만 잘 먹는다.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