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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정민 Jan 24. 2024

온수밸브는 거기에 있었습니다.

나의 첫 명상 수행기 - 위빳사나에서의 열흘


명상센터 입소 첫날 저녁. 간단한 OT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일 일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탓에 조금 늦게 참석하게 되었어요.


생활 수칙에 대한 설명이 한창인 때 들어갔는데 난방 밸브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듯했습니다. 

방에 있는 난방 밸브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알려주셨죠.



방이 무척 썰렁해 선뜻 정이 붙지 않았던 것도 있었는데 난방 밸브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자 마음이 좋아졌습니다. 


OT가 끝나자마자 방으로 가 난방 밸브를 찾았습니다.

침대 근처에 있다고 했으니 벽 쪽 어딘가에 있겠다 생각하고 벽과 맞닿은 부분을 두루두루 살폈습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죠.


몇 번 둘러보다 그냥 자기로 했습니다. 

전기장판이 제공되어 침대 위는 따뜻했기 때문에 자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다음 날 4시 30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코스에 잘 참여하려면 일찍 자야겠다 싶었거든요.


아이들의 방해 없이 홀로 꿀잠을 자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자다 몇 차례 깨었습니다.

전기장판 사용이 익숙지 않아 적정 온도를 찾지 못한 탓도 있었고 무엇보다 몸은 뜨거운데 코에서는 찬바람이 느껴졌습니다. 

자다 더워서 깨서는 온도를 낮추었다 추워서 깨어 온도를 높이며 밤을 보냈습니다.




'땡~~ 땡~~~~' 

어디선가 울리는 종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지체 없이 몸을 일으켰습니다.

미적거리면 일어나기 싫어질 것 같았거든요.


바닥에 발을 대니 냉골이었습니다. 

세수와 양치를 마치고 방문을 열면 썰렁한 기운이 몰려왔습니다. 






그날 밤.

오늘은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관리 매니저님께 조용히 다가가 문의를 했습니다.

(코스 기간 동안 고귀한 침묵 규율이 적용되지만 생활적인 것은 담당 매니저나 봉사자분들께, 수행에 관한 것은 선생님들께 질문할 수 있습니다.)



대화는 소곤소곤 낮은 목소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저... 어제 OT 때 난방 얘기하시는 것 같던데 각 방별로 난방 조절이 되는 거여요?"


"네. 온돌이에요."


'아.... 온돌방에서 나는 냉골로 잤다니!!'


"어제 찾아보니 못 찾겠던데.. 어느 쪽에 있는 거여요?"


"침대 밑쪽이나 근처에 보시면 있을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방으로 들어가 오늘은 반드시 밸브를 찾겠다는 다짐으로 침대로 향했습니다.



어제와 같이 벽 쪽을 살펴보다 이불을 걷어 보았더니

세상에 침대 바로 밑 이불만 걷으면 보이는 곳에 떡하니 밸브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찾기 쉬운 곳에 있었다니!!

아무리 가까이에 있는 것도 간절함이 있어야 찾아지는구나 싶었습니다.



첫 날밤에는 좀 찾아다 그냥 자야지 하고 금세 포기했다면

추위를 경험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찾으리라는 마음으로 도전했었거든요.

역시 마음이 중요하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드리면 열리고, 하고자 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도있죠.

저는 그 법칙의 열쇠가 간절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것들은 이미 세상에 다 존재합니다.

돈은 세상에 널려있고 돈을 버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도 수없이 얻을 수 있죠.

책을 쓰고 싶다면 책 쓰는 방법을, 

여행을 가고 싶으면 여행 노하우를 어디서든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란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서지 않으면 

집 사는 방법을 찾아볼 리 없겠죠.


어느 순간 집을 사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여기저기 알아보고 주변에도 묻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여러 가지 정보가 몰려들고 

내 주변에 이렇게 부동산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싶을 정도로 

전문가들도 나타납니다.



주변에 있던 것들인데 두드리기 전에는 열리지 않았던 거죠.

하지만 알아본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원하지 않으면 '아... 나는 안 되나 봐.' 

하고 적당히 하다 그만두게 되거든요.

제가 첫날 밸브 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잤던 것처럼요.



정말 필요한 건 간절함. 

그 간절함으로 실행하는 행동!입니다.

행동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주변 정보가 아니라 '나'에 대해서 먼저 깨어있어야 합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고자 하는 길은, 살고자 하는 삶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것을 알기위해 주변의 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원하는 것을 깨닫고

간절히 구하고 

행동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오늘이 

평안하기를

조화롭기를

행복하기를!



덧) 난방을 틀고 부터는 방이 좋아졌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정말로 고귀한 침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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