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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예술가 육코치
Jan 25. 2024
글쓰는 마음,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요?
삶이 글이 되도록ᆢ
"이런 경치를 가진 곳이에요. 이탈리아의 토스카나라는 곳은. 전 지칠대로 지쳐서 정말 쉼이 필요했어요. 회사에서도 일, 집에 돌아와서도 오로지 일만 생각하던 사람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그런 사람이 연차를 쓰고 과감하게 날아갔을 때는 말을 다 한 거지요. 집사람은 저와 다르게 자유로운 사람이라서 여행을 가도 큰 틀만 있고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해요. 저는 정반대라서 숙소, 음식, 관광지 등 철저히 계획을 세우는 편이지요. 그런데 이 때는 모든 스케줄 관리도 아내에게 맡기고 그냥 멍하니 있었어요. 토스카나의 경치를 보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안했던 듯해요. 그런데 그 순간이 제 생애 최고의 순간이 되었네요. "
A는 손전화기에 있는 토스카나의 풍경 사진을 보여주며 감정을 실어 그때의 자신을 떠올렸다. 옆에 앉아있던 B가 말을 이었다.
"전 칸쿤을 갔던 시간이 가장 의미있는 순간이네요. 지난 달 신혼 여행을 겸해서 다녀온데다 어딘지도 몰랐던 곳을 다녀왔지요. 그런데 그 낯섦이 그렇게 흥미로울 수가 없었어요. 전 극강의 TJ라서 모든 상황들이 계획되지 않으면 못 견뎌요. A안이 안 될 때를 대비해 B,C 심지어 D안까지 생각해두지요. 그런데 21시간이나 걸리는 곳을 가겠다고 아무 생각없이 남편 뒤를 따랐네요. 남편은 어릴 때부터 그 멕시코만의 칸쿤을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이번에 가게 된 거에요. 어딜 돌아다니지도 않고 그저 휴양을 했지요. 내 인생에서 그런 시간을 또 맞기는 어려울만큼 완벽한 휴식이었어요."
이에 질세라 나도 나섰다.
"1991년, 아직 중국과 미수교 상태일 때 저는 중국행에 올랐어요. 혼자서 3개월을 배낭여행을 갔었지요. 적성국가에 겁도 없이 가겠다고 나선 일, 제 삶의 금기를 깨는 순간이었답니다. 새로운 세계, 위험이 곳곳에 포진해있는 그곳을 다녀오는 나는 어쩌면 가장 큰 용기를 냈던 사건이었네요. 그때는 도전인 줄도 모르고 했던 일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험이자 도전이었어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을까요? 결국 저는 그 사건을 통해 순수한 열정을 이길 것이 없다는 걸 배웠어요. 상상도 못할 일을 해냈으니."
"저는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를 했었어요. 원래 말하는 것에 대해 컴플렉스가 있어서 서면으로 지원하는 일이 아니면 취업을 위한 어떤 준비로 안하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호주에 지내는 동안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제가 직접 회사를 찾아가서 다짜고짜 지원서를 내밀며 사람 필요하지 않느냐며 구직을 하더라구요. 처음 해본 시도였는데 두고 두고 생각할수록 제 자신이 기특하답니다. 그런 경험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한국에 돌아와서 볼보에 취업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모둠의 막내격인 여대생이 입을 뗐다.
"신기하네요. 다들 외국에 다녀오신 얘기들을 하시네요. 저도 혼자서 태국으로 자유여행 갔던 일이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돼요. 수능을 치르고 생전 처음 혼자서 해외 여행 가겠다고 무작정 티켓부터 끊었지요. 겁도 났지만 안해본 일을 해보는 것. 해방되어 자유로운 느낌을 맘껏 누리고 왔어요."
40대 대기업 남성 직장인, 30대 대기업 여성 직장인, 20대 후반의 외국계회사 직장인, 학업과 교육 일을 병행하고 있는 20대 여성, 그리고 내가 한 모둠으로 편성되었다. 퍼실리테이션 교육에 참여한 인연으로 하루를 나눴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표현하게 하자 너도 나도 꿈을 꾸듯, 마치 지금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 생생하게 기쁨으로 빛나서 스토리를 공유했다. 힘들이지 않고 몇 시간이라도 당시의 시간을 묘사해내라고 해도 끄떡없을 기세다.
어째서일까? 경험으로 끝나지 않고 체화된 감정이고 두고 두고 곱씹은 추억들이어서리라. 차고 넘쳐서 저절로 말이 되고 감정이 되살아난다. 몸의 언어는 이토록 강렬하다. 그래서 톡 건드려주면 봇물 터지듯 다시 체현한다. 말만일까? 감정이 체화된 기억들은 글에서도 넘치게 풍부하다. 그런데 이런 짜릿함만으로 평생을 간직하고 곱씹을 일이 될 수 있을까? 그저 즐겁기만 했다면 잠시 소모하는 기억이었을 테다. 그러나 그 사건은 삶 곳곳에서 힘을 만들어냈다.
생애 최고의 순간을 정작 우리들은 어떻게 기억할까? 자연이 주는 위안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가져 친자연적인 여행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 쉼이 삶을 어떻게 충전하는지 잘 알게 되어 워커홀릭이 되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아가게 되었다. 세상에 없던 개념을 창조하고 금기를 깬 용기는 어떤 것이든 시도해볼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콤플렉스를 이겨낼 이도 오직 나뿐이고 할 수 있다. 내가 영향력을 미칠 세상이 더욱 확장되고 커졌다로.
그 사건들이 내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나눌 때 우리는 많은 것을 알아차린다. 변화, 금기를 깨부순 용기, 자유 등 공통의 언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인간은 향상성의 존재로서, 더 좋은 상태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고, 변화와 성장이 인간의 숙명이라는 것을. '나다움'으로 살기 위한 변화를 기꺼이 수용하는 존재임을. 빛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임을. 그리고 의식을 기울이는 훈련을 통해서 얼마든지 변혁적 존재가 된다고.
글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가? 내 생을 달구었던 그 순간을. 나를 비탄에 빠지게 했던 아픔을. 지금 이 순간 생생히 느끼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시가 되고 노래가 된 나의 전설을, 일과 사랑에 빠진 나를, 연인과 나눈 사랑의 언어를, 땀으로 써나간 작업일지를, 숱한 밤을 번민으로 지새우며 채워간 논문을, 하루에도 수없이 선택한 나의 순간들. 그들이 내게는 어떤 의미이며 무엇을 바꿔 놓았는지를 써가면 그렇게 표현되어진 나는 점점 근사해진다. 고통의 순간조차 깨어서 아픔을 알아차리는 나는 그저 비탄에 빠진 나약한 내가 아니다.
KSC 육현주 코치와 함께 하는 3주 글쓰기 챌린지 2기가 벌써 4일 차다. 매일 나는 그들에게 속삭인다. 삶으로 체화된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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