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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아마추어 Aug 26. 2023

새벽 수유

생후 83일

새벽이다. 아이는 이 시간에 깨어나 운다. 분유 먹을 시간이다. 평일엔 아내가, 주말엔 내가 이 일을 나눠 맡는다. 오늘은 내 차례다. 꾸벅꾸벅 졸음이 쏟아진다. 전날 밤 맥주 한 캔을 마시지 말 걸 그랬다. 아이는 젖꼭지를 잘 빠는 듯하더니 이내 멈춘다. 다시 잘 먹는 듯하더니 또 멈춘다. 시간이 안 간다. 아이에게 괜히 얄미운 마음도 든다. 아이가 분유 묻은 얼굴로 씨익 웃는다. 나도 따라 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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