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지 Nov 03. 2024

시와 - 랄랄라

가을, 보고, 듣는 즐거움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의 책을 무엇부터 봐야할까,

하다가 신작 먼저 집어 들었다.


한 번 다 읽고 최근에 다시 읽는데,

소설을 이런 즐거움으로 읽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즐거움이라 적었지만 처음에는 그 즐거움을 느끼는데 시간이 걸렸다.

한 문장을 읽을 때 마다 호흡을 한 번씩 끊어야 할 것 같은 여운이 있다.

그래서 처음 읽을 때는 문장에 쫓히듯이 읽었지만,

두 번째가 되어서는 오히려 긴 호흡으로 느끼는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 반복해서 듣고 있는 시와의 곡들.

꿈속의 새, 곁에 있어도 될까, 같은 음악과 소설이 많이 맞닿는다.




시와의 단독 공연을 봤다.

요금을 내지 않거나 잠깐 하는 공연이 아닌 예매를 하고 준비된 공간에서의 공연.

공연을 다 보고 왠지 들뜬 기분에 시와의 책과 음반도 샀다.


내가 처음 시와를 본 2007년 이후 꽤 시간이 지났는데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그래서 어제 음악을 듣고 책에 싸인을 받으면서도 너무 반가웠다.

낯을 가려 한마디로 못했지만.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이분의 책을 읽었다.

음악가로서의 자신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있다.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

그게 음악가라는 것.

음악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얻는 것을 업으로 삼기에.


지지난주부터 나는 새 직장에 나가고 있다.

관성적으로 마치 주어진 것 같은 직장에 내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일까 하는 생각.

그런 생각들을 해왔는데.


별 수 있나,

좀 생각해보다가 고민 안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관심 있는 것을 느끼고

오늘 하루, 내일 하루를 잘 보내는 것,

그게 일단 무엇인지 아는게 먼저인듯 해서.


그래서인지 어느 때보다 보고 드는 음악과 책에 깊이 빠져든다.




시와 - 랄랄라


아 묘한 기분

저기에 있었던 내가 보인다


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

여기서도 저기서도 똑같아 보일까

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

거기에 있었을 땐 볼 수 없었지


흐르는 물 소리 떨어지는 꽃잎

발 소리 내는 것도 조심스럽게

흐르는 물 속에 세상이 비치네

내 얼굴도 비춰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