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손으로 잡을 수만 있다면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거겠지.
과거로 돌아가 지우고 싶은 내 모습들을 바꿀 수도 있을 거고
혼자 있고 싶을 때는 달로 날아가 지구를 멍하니 볼 수도 있을 거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바꿔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도 있을 거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재미없겠다.
과거의 내 모습이 변한다면 지금의 내 모습도 변할 거야.
달로 날아가는 일은 누군가에게 꿈과 같은 일인데
아무렇지 않게 그네를 만들어 타고 있으면 얼마나 허무할까.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마음대로 바꾸면
인연이라는 건 결국 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겠지.
재미없겠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일상인데.
옷깃만 스쳐간 인연이던가
내가 붙잡고 놓지 않는 인연이라던가
아무렇게나 지내버린 과거를
그리워할 줄 알아야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야 사람인 것 같아서.
완벽하면 재미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