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 집을 넘보는가
+ 경보가 발생하였습니다.
모두가 잠든 조용한 새벽.
갑자기 경보가 시끄럽게 울려대며 침입자가 발생했다고 알려주었다.
"경보가 발생하였습니다! 경보가 발생하였습니다!"
인적이 드문 시골집.
조용하고 여유롭긴 하지만 그만큼 보안문제에 대해 겁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보안경비업체의 서비스를 신청했고 문과 창에 보안 센서를 달아두었다.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누군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심적인 안정감을 얻는달까.
새벽에 울려대는 경보 소리는 순간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우리 집에 누군가 들어오려고 한 건가?
카메라 화면으로 밖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경보가 잘못 울린 건가.
경보를 해제해두고 다시 잠을 청하려 하는데 잠시 후 또 경보가 울린다.
안 그래도 막내 아이가 열감기 때문에 잠 못 들고 고생하다가 간신히 잠든 뒤였는데 시끄러운 경보에 깨버렸다.
속이 상한다. 직접 나가서 확인을 해봐야겠다!
센서가 달려있는 주변을 살펴보니 아무래도 장맛비를 맞고 키를 잔뜩 키운 풀들이 센 바람에 너풀거리다 보안 센서 걸린 듯했다.
풀이 침입자였다.
바지런하게 열심히 자란 풀을 탓할 수도 없고, 바지런하게 자기 할 일 잘한 경보기를 탓할 수도 없다.
풀 정리 못하고 침입자로 만들어버린 내 탓이지.
남천나무의 키가 쑤욱 자라 센서가 지나가는 위치에서 너풀거렸다.
풀들도 벽을 타고 기어 올라와 자라고 있었다.
보안 센서를 달아놓고 센서가 지나가는 곳에 나무 심을 생각을 한 과거의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던 거니.
높게 올라온 남천나무 가지를 잘라주고 풀들도 제거해주었다.
+ 혹시 모를 침입자들.
풀을 정리하다가 갈색 방아깨비를 만났다.
처음 봤다!!
방아깨비가 갈색이기도 해? 라며 검색해 보니 방아깨비는 갈색형과 녹색형이 있단다.
나는 그동안 녹색형만 봐왔던 것이다.
혹시 이 아이가 폴짝 뛰어대다가 센서에 걸린 건 아니겠지?
그렇게 높이 비행하진 않겠지?
창가 쪽 거미줄에도 눈이 간다.
제 몸보다 훨씬 큰 잠자리를 휘어감고는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잠자리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칠 때마다 가느다란 거미줄이 휘청휘청 흔들렸다.
혹시 너희가 센서에 잡힌 거니?
모두를 침입자로 의심해 본다.
침입자 이슈 덕분에 너풀거리는 풀들과 풀 사이에 숨어서 치열하게 살아내는 곤충들을 눈여겨 살펴본다.
아마도 저들에겐 내가 엄청난 침입자일 테지.
서로에게 침입이 되지 않게 바지런히 주변 정리를 좀 해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