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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tonCottage Apr 21. 2016

첫 만남 그리고 길들여지기

사막여우와 어린왕자

이제 몰리 그리고 개를 무서워하는 K와의 만남을

시도해야 한다. 몰리를 안고 K에게 가면서 생각했다.

분명 이 작고 폭신한 녀석을 보면 귀엽다고 난리겠지.

아무리 개를 무서워한다고 해도 설마 요렇게 작은 새끼 강아지인데... 이렇게 귀여운데 훕



'익! 무서워! 오지마!'


K에게서 나온 의외의 소리였다.


몰리를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K는 저쪽 구석에

쭈그려 앉은 채 무섭다며 다가오지 말라고

점 점 더 쭈그러들었다.

몇십 배는 더 큰 덩치로 대체 뭐하는 건지...

예상과 전혀 다른 전개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덩치 큰 인간이 쪼만한 새끼 강아지 앞에 잔뜩 쭈그러든

모습이 우스워 낄낄거렸다. 오히려 주먹만 한 녀석은 당당한 걸음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한번 만져보라고 안 문다고 말해도 소용이 없다.

순간 이러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둘 다를 위해 이런 분위기가 오래가는 건 좋지 못하다.

차차 둘의 관계가 좋아지길 기대하며 몰리를 안고

K에게 자유와 평화를 돌려주고 나왔다.



K가 나처럼 몰리를 보자마자 한눈에 오 귀여워~이럴 것이라 생각한 건 순전히 일방적인 나만의 생각이었다.

내 눈에 예쁘다고 해서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 것이다 라는 건 큰 오산.


타인에게 내 강아지가 예쁘니

좋아해달라고 할 수 없고

또한 개에게도 이 사람을 따라야 한다고

강요할 수 없다.



몰리와 K. 그들은 서로 탐색하고 정보를 모으고 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젠가 그 시간이 지나면

사막여우가 어린 왕자를 기다리듯 서로에게 길들여지겠지.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난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어린 왕자 중에서 여우의 말-

[알아두기]

강아지와 함께 살 가족들과의 첫 만남

집안의 식구들이 여럿일 경우 첫 만남은 조심스러워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벅찬 강아지에게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람들과 소란스럽게 만나게 하면

강아지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특히 충분한 휴식과 잠이 많이 필요한 새끼 강아지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 명씩 천천히 인사를 나누고 가능하면 강아지가 사람에게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거나 잠을 잘 때에는 조용히 내버려두시라~

사람도 자고 있을 때 건들면 짜증 나는 것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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