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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나 밤이나

역설의 깜박임

by 초록낮잠

정갈하고 싶었으나 뒤죽박죽 여기저기 흩뿌려졌다
추억이 널린 공간에서 오히려 심적 안정감을 느끼고
이불을 눌러 덮고 영화를 틀어놓고 가습기를 켜고 아빠 없는 고양이와 단잠을 청한다

문득 케이크가 먹고 싶어 근처 카페에 사러 나갔지만 막상 진열된 케이크를 보니 구역질이 났다

아몬드 빼빼로와 커피를 마시며 이장욱의 밤에는 역설을 여러 번 낭독해보았다
계속 읽고 싶은 느낌이면서 실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설명되지 않는 것이 어쩌면 진짜일까 진짜라면 정당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걸까
독감은 주사도 맞기 전에 나아버렸고 누군가와 만나기도 전에 약속은 없던 일이 되었다
누군가는 사소한 계획을 세운 뒤 지켜가는 일이 삶의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고 했으나 사소한 계획마저 물거품이 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더 말해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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