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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날덕 Apr 24. 2024

13. 별 것 없는 근황

매번 한 가지 주제로 길게 글을 쓰려니 죽겠네요


안녕하세요 무라카미 씨!


이 글쓰기 프로젝트는 

주제를 하나 정한 뒤, 

개인적인 취향과 시각만 남기고 

개인사적인 부분은 가능한 생략하고

무라카미 씨에게 보내는 형식의 편지글로 쓰는 것이 본래 기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글을 쓰려니 쉽지 않네요. 매번 떠오르는 주제는 많은데, 이걸 하나의 정리된 글로 풀어내려니 욕심만큼 잘 쓰여지지 않습니다. 에세이 작가님들 존경합니다. 특히 무라카미 씨,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번외편처럼 혹은 일기처럼 대충 근황을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니까용 호호.


1. 차량 리콜 통지서 수령

차의 연료펌프 내부 임펠러인지 뭔지에 문제가 있다고 해당 부품을 교체하란 편지를 받았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전화하고 찾아가 수리받는 프로세스입니다. 0.9에서 1.6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리콜 통지서라고 봉투 겉면에 뙇 쓰여있길래 ‘아싸 새 차 생기나?!’ 기대했던 마음만 민망합니다. 그나저나 0.9 시간이면 54분이고 1.6이면 96분인데, 이렇게 표현하니 엄청 낯서네요. 그냥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걸린다고 해도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2. 스트롱리프트(매드카우) 5x5 100회 돌파

그렇습니다. 하다 보니 100회를 넘겼네요. 아직 목표 무게까지는 한참 남았습니다만, 그래도 꾸준히 하고 있고 아직 즐겁다는 점이 기쁩니다. 현재 스퀏 135, 데드 150, 벤치 85 정도가 안정적으로 5회 수행 가능한 무게입니다. 각각 10~15kg씩만 늘면 참 좋겠네요. 아,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겠죠. 이렇게 해도 소위 1rm 3 대 400이 겨우 넘는 수준일 텐데, 거리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언더아머 착용자 여러분을 뵙자니 존경의 마음이 뿜뿜 올라옵니다. 저도 뭐 이삼 년 꾸준히 하면 비스무리하게 되지 않을까요?


3. 삐딱하게 보이는 세상

안 그래도 비뚤어져 있던 시각이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요상하고 괴팍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기저기 보이는 것들에 대해 괜히 태클을 걸고 싶어진단 말이죠. 드라마도 광고도 뻔히 다 그런 거란 걸 알면서도 한마디씩 하게 됩니다. 가지가지 한다 싶어서 이런 걸 리스트로 적어놓기로 했습니다. 그냥 그러려니 해 주세요. 이게 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임다 산재다 산재!  

    “신은 살아있고 기적은 존재한다"라는 문구: 그럼 신이 죽기도 하냐. 신이 만든 게 자연법칙인데 그걸 자기가 때때로 깰 거면 왜 만들었냐.  

    클렌징 밤 광고: 분명 클렌징으로 깔끔하고 완벽하게 지웠다는데 세경 씨는 아직 화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클렌징은 좋은 제품이겠지만 세경 씨는 좋은 클렌징을 쓰는 법을 모르는 게 분명하다.  

    “유기농/식물유래/비건이라 몸에 좋다”: 유기농 100% 비건 푸드로 만든 사약 한 뚝배기 하실래예?  

    요즘 선풍적인 인기의 모 드라마: 남주가 자고 일어났는데 왜 수염이 안 자랄까? 모두 레이저 제모라도 한 걸까. 그건 그렇다 치고 환자가 뇌 수술을 받는 장면인데 여주가 풀 메이크업이네. 아무리 드라마래도 쪼금 창백하게는 해 주지..  

    벤츠가 메인 PPL인 드라마(위에 그거): 남주가 아우디의 운전자석 유리를 맨손 주먹으로 깬다. 저거 이중 접합 유리일 텐데. 아무리 경쟁사라지만 디스가 너무 과한 거 아입니꺼.  


아무튼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참, 본격적으로 봄이 오긴 왔더라구요. 온 동네 꽃가루가 날리는 걸 보고 있자니 코와 눈가가 심란한 게 가려워 죽겠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확실히 알려주는 신체지표가 있다는 건 참 울적한 일입니다. 덧붙여 제겐 이 꽃가루 알러지 말고도 갑각류 알러지도 있습니다. 덕분에 새우는 바다 벌레, 게와 랍스터는 바다 곤충, 꽃은 식물의 성기, 꽃가루는 식물의 정액이 봄날 바람에 둥둥 떠다니는 것…이라고 했다가 옆에 있던 사람의 경악스런 표정을 볼 수 있었는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아, 아니시라면 죄송합니다. 

아마 계속 생각나실 거예요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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