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모음집 2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상상한다.
이 길을 힘차게 뛰어 벼랑 끝에서 다이빙해 아무것도 없는 깊은 물속으로 풍덩 빠지는 중이라고.
그 오싹한 기분이 지나가면 눈을 뜨고 공허한 물속을 헤엄쳐본다. 앞으로 앞으로.
꿈에서만 가능한 일들.
그런 게 아니에요.
아주 작은 오해일 뿐이에요.
이 말들은 가슴 언저리에서 머물기만 할 뿐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명치가 저릿하다.
그 말들이 나를 벽에 찍어 누르는 것 같이.
누군가에게 나의 입장을 설명하는 것은
눈 앞에서 퍼즐을 맞추는 것과도 같다.
지독히도 이기적인 시간임을 알면서도
작은 조각들을 맞추어 나를 이해시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