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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zy canvas Nov 16. 2023

씨앗을 모으는 방법

나눠주고 나눔 받으면 훨씬 다양한 씨앗을 모을 수 있다. 


작은 텃밭을 가꾸다 보면 느끼게 되는 한 가지. 많은 양의 씨앗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전문적인 농사가 아니라 집에 작은 텃밭에서 식물을 키울 때에는 다품종의 씨앗이 조금씩만 필요한데 시중에 파는 씨앗은 1000 립에 몇천 원씩 하는 경우가 있다. 소량을 사고 싶어도 소분한 가격이 더 싼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대용량의 씨앗을 종종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텃밭을 한해 한해 가꿔 갈수록 씨앗은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자신이 기른 씨앗을 직접 채종 하고, 많이 채종한 씨앗은 나누고 또 자신에게 없는 씨앗을 나눔 받으면서 씨앗의 종류를 늘려가는 것이다.  처음에 텃밭을 시작할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씨앗의 수도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첫해에 심고 싶었던 씨앗을 살 수 없었던 차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씨앗을 나눔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내가 가진 소량의 씨앗도 꾸준히 나누고 또 다양한 사람들이 나누어 주는 씨앗을 받다 보니 어느새 가지고 있는 씨앗의 종류가 100여 가지가 되었다. 여기에 한번 심은 작물은 '다시 그 씨앗을 사지 않는다'라는 목표를 가지고 부지런히 채종을 하고 있다. 

물론 시중에서 구입한 씨앗 중에는 채종을 할 수 없는 씨앗과 채종 해도 제대로 자라지 않는 씨앗들이 있다. 이는 종자회사에서 매년 씨앗을 구매하게 하기 위해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특허를 낸 경우이다. 이 같은 이유로 텃밭을 꾸준히 가꾸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껏 채종 할 수 있고 파종 후 개체 발아가 잘 되는 '토종 씨앗'이 중요한 것이다. 토종씨앗에 관하여는 후에 따로 말하기로 한다. 


씨앗을 모으는 방법

1. 인터넷 커뮤니티를 활용한다.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에 커뮤니티(카페)에 참여하여 씨앗을 나눔 받는다. 커뮤니티에 따라 씨앗을 나눔 받기 위한 조건들이 다양하니 이는 각 커뮤니티의 지침을 확인하길 바란다. 


2. '씨앗 나눔'을 검색한다. 

씨앗을 심는 시기인 초봄과 씨앗을 채종 하는 시기인 여름-가을 사이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씨앗을 나누어 준다. 위에서 이야기한 커뮤니티뿐 아니라 개인 블로그에서도 활발히 나눔을 한다. 개인 블로그의 경우도 역시 나눔 하는 사람에 따라  발송 방법부터 나눔 요건까지 다양한 기준이 있으니 각자에게 맞는 것들을 확인하면 된다. 


3. 채종 한다. 

텃밭을 가꾼다면 채종은 필수이다. 일 년 동안 자신이 키운 작물들의 씨앗을 채종하여 종류별로 구분한 뒤 보관한다. 부추, 매발톱처럼  손만 대도 씨앗이 쉽게 후드득 떨어지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천일홍이나 목화처럼 씨앗에 붙어 있는 솜털도 다 떼어 주어야 하는 약간 귀찮은 씨앗도 있다. 씨앗은 잘 말린 후 지퍼팩이나 유리병에 담아 보관한다. 씨앗마다 유통기한이 조금씩 다르지만 일단 가지고 있는 씨앗은 오래 묵히지 않고 이듬해 바로 심기를 권장하며 남는 씨앗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을 추천한다. (씨앗은 해가 갈수록 발아율이 떨어지므로 오래 가지고 있는 것보다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낫다.)

물론 씨앗을 그냥 구매하는 것이 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씨앗을 나눠주고 나눔 받으면서 훨씬 다양한 식물들을 키울 수 있게 되고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식물을 키우게 될 수도 있다.   덤으로 씨앗을 구매하는 비용과 해외에 지불하는 종자 로열티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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