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비수 Jul 01. 2022

비의 소리

일상과 여행사이, 어딘가



장마가 시작되었다.


비가 하늘에서 바가지체로 들이 붓는 것 같다.

땅에 고인 물웅덩이,

슬금슬금 피하기 위해 잽싸게 움직이는 발길... ... .

우산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비와 바람.


소낙비가 내리는 동안

우산을 쓰고 밖을 걸으면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녘,

너무 더워 잠 못 이루던 순간도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쏴아아아---"

빗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시원하다.


비와 함께 밖에 있으면 습하고 축축한 느낌이 싫은데

안에서 편안히 쉬고 있으면

비의 소리가 아름답게 들려온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에 따라서

'비'라는 것이 다르게 느껴진다.




내 바깥의 상황이 내 안을 옭아매는 것인지

마음이 나의 바깥까지 메마르게 하는 것인지

이 또한 헷갈린다.


게으른 내가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아님

박차고 나가야 하는 걸까

그럼

어디로 나가야 하는 걸까


이 또한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내가 처한 현실도 그렇게

쓰라린 상처만은 아닌 걸까


그렇지만

only 나만을 위한 에너지는 남겨두고 싶은 걸 

왜이렇게 지치는 걸까.



illustration by tobysoo


작가의 이전글 Fac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