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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기여행가 Jan 11. 2022

카페의 도시 후쿠오카

지극히 개인적인 후쿠오카 카페 이야기

'카페의 도시'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


카페가 많은 도시?

원두 로스팅을 잘하는 로스터리가 있는 도시?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시작한 도시?


이것 또한 사람마다 정의가 다르겠지만 내 기준으로는 내가 이동하는 동선에 편하게 들려 맛있는 커피 한잔과 함께(혹은 디저트를 곁들여) 쉼을 얻을 수 있는 카페가 적당히 있는 도시다.(개인적으로 커피맛은 보통 이상이면 충분하고 방문한 곳 대부분 보통 이상 수준은 된다.) 그런 점에서 후쿠오카는 나에게 있어 카페의 도시다. 5년 동안 후쿠오카에 들리면서 내가 마음에 들었던 카페 몇 곳을 소개한다.


브라질레이로(brasileiro / ブラジレイロ)

이 카페는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 외관이 꽤나 멋스러워서 방문하게 된 곳이다.(나중에는 방송에서 멘치가스가 나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 되었지만) 앞서 소개한 도미인 기온점 주변을 그냥 걷고 있었는데 좁고 기다다란 건물에 엔틱한 느낌의 입구가 나를 끌어들였다.

브라질레이로 카페 외관

역시 외관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이 카페는 1934년에 개업해 후쿠오카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로 처음에는 브라질 상파울루의 커피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입구로 들어가면 각종 커피 추출기구와 판매 중인 원두 등의 상품들이 보이고 카운터가 있다. 그리고 원형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좁은 공간에 여러 테이블이 있는데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다방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뭔가 느낌이 있다. 글로는 표현이 잘 안 되는데 오래된 듯 하나 뭔가 묵직함이 있는 이 카페의 분위기가 좋다. 커피와 샌드위치를 시켜놓고 2~3시간 평온한 시간을 자주 보내곤 했었다. 그리고 신기한 건 실내에서 흡연이 가능한데(일본은 아직 실내에서 흡연 가능한 건물이 많다) 의외로 담배냄새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엄청난 환기 시스템을 갖춘 듯)

카페 브라질레이로는 후쿠오카를 다시 방문하면 가장 들리고 싶은 카페 1순위다.

1-20 Tenyamachi, Hakata Ward, Fukuoka, 810-0801 일본


백금다방(白金茶房)

이곳은 숙소에서 꽤 거리가 있지만(나는 산책 겸 걸어서 다녀왔다) 가볼 만한 곳이다. 주변에는 주택가로 이루어져 있어 좀더 여유가 있는 느낌이다.(하지만 인기가 많아 줄을 서서 입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곳은 팬케이크가 유명한 곳이라 아점 혹은 점저 느낌으로 커피와 함께 팬케이크를 즐겨보는 것을 권한다.(샐러드와 간단한 식사류도 판매하고 있어서 브런치를 즐기기에도 좋다) 집에서도 가끔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곤 하는데 이곳의 팬케이크는 소문대로 두텁고 부드러운 식감이 아주 훌륭하다.

백금다방의 시그니처 팬케이크

입구에는 작은 정원이 있는데 꽤나 운치 있고 카페 내부는 1,2층이 거의 연결되어 있어 답답함이 덜하다 그리고 책이 가득한 책장이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준다. 나는 혼자 갔지만 연인과 함께 가면 훨씬 더 좋은 카페일 듯 싶다.

1 Chome-11-7 Shirogane, Chuo Ward, Fukuoka, 810-0012 일본


오-바카날(Aux Bacchanales / オーバカナル博多)

여기도 그저 걷다가 들어가게 된 곳이다. 위치는 후쿠오카 최대 번화가 텐진에 위치하는데 외관이 유럽배낭여행 당시 파리에서 자주 보았던 카페의 모습이다. 그런데 모습만 그런 게 아니라 카페로 들어가면 프랑스어로 된 방송이 흘러나오고 의자와 테이블 등 각종 인테리어가 파리에 있는 카페를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다. 후쿠오카에서 갑작스럽게 만난 파리는 너무 반갑고 새로웠다.

Aux Bacchanales 외관

커피맛도 준수하고 특히 프랑스에서 직접 공수해온 재료들로 만든다는 베이커리류도 꽤나 훌륭하니 커피와 함께 즐겨보면 좋다. 해외여행을 가서 그 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를 느껴보는 경험도 흥미로운 것 같다. 카페 인테리어와 프랑스어의 방송으로 잠시 배낭여행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었다.

1 Chome-4-1 Tenjin, Chuo Ward, Fukuoka, 810-0001 일본


카페 무지(Cafe Muji)

무인양품에서 운영하는 카페다. 후쿠오카에서는 텐진다이묘점과 캐널시티하카다 점을 가봤는데 무인양품 제품 종류가 한국보다 많아서(일본 무인양품은 건축 인테리어, 화분 심지어 자전거도 판매한다) 아이쇼핑을 하고 커피 한잔하기 좋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한데 무인양품만의 깔끔하고 따뜻한 인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왜 카페 무지에서 찍은 사진이 이것밖에 없을까? 애플티였던 것 같다
캐널시티 하카타점 : Fukuoka, Hakata Ward, Sumiyoshi, 1 Chome−2−1, 812-0018 일본
텐진 다이묘점 : 1 Chome-15-41 Daimyo, Chuo Ward, Fukuoka, 810-0041 일본


이외에도 후쿠오카에는 많은 카페들이 있다. 유명한 카페를 검색해서 가기보다 후쿠오카를 거닐다 나만의 카페를 찾아보고 아지트로 만드는 것도 후쿠오카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외 사진은 출처를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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