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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걷기여행가 Jan 08. 2022

여행의 절반은 숙소다

지극히 개인적인 후쿠오카 숙소 이야기

게스트하우스여 안녕

어떤 여행을 떠나든지 당일치기가 아니라면 숙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숙소는 베이스캠프 역할과 동시에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20대 시절에는 해외여행을 가면 거의 대부분의 숙소를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는데 잠자리는 다소 불편해도 게스트하우스만의 부담 없는 분위기와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물론 이시절 재정적인 궁핍함도 한몫했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면서 난 확신했다. 더 이상 게스트하우스는 나의 숙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게스트하우스는 이제 나의 숙소 후보에서 보내줘야 한다는 것을(17년 포르투갈 여행 겸 출장을 갔었다. 이때 대학생 시절 떠난 유럽 배낭여행의 추억을 떠올린다며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했는데 시끄러운 도미토리에선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고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이제는 즐거움보다 피곤함을 느껴지는 뼈저린 경험을 한 뒤로부터) 자고로 이제는 숙소라 하면 수용 가능한 적당한 가격에 편안한 쉼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게다가 조식까지 맛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왜 호텔을 이용하면 조식은 필수로 생각하는 걸까? 평소에는 아침을 자주 안 먹으면서)


나의 후쿠오카 안식처

그러한 조건에 충족하는 후쿠오카 숙소가 있다. 5년 연속 후쿠오카를 방문하면서 난 늘 같은 숙소에 머물렀다. 일종의 나만의 후쿠오카 별장 느낌이랄까? 그 숙소의 이름은 "도미인(Dormy Inn)"호텔이다. 일본 내에서는 꽤 유명한 비즈니스호텔이다(몇 년 전에 서울 강남에도 론칭했다) 느낌적으로는 가성비 최고의 비즈니스호텔인 "토요코인(Toyoko inn)"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느낌이다.(이런 표현을 도미인이 서운할지도 모르겠다) 후쿠오카 도심에는 두 개의 지점이 있는데 방문 기간에 가격이 저렴하거나 방이 있는 곳으로 예약해서 번갈아가며 이용했다.(하카타 커낼 시티 마에점이 조금 더 고급을 지향하는 듯 하나 내 기준에서는 크게 차이가 없었고 위치도 서로 그리 멀지 않다)


도미인 프리미엄 하카타 커낼 시티 마에(9-1, Gion-machi, Hakata, 하카타구, 후쿠오카, 후쿠오카 현, 일본)
도미인 하카타 기온(1-12 Reisenmachi, Hakata-ku, 하카타구, 후쿠오카, 후쿠오카 현, 일본)


후쿠오카 도미인 프리미엄 하카타 커낼 시티 마에점(좌측) / 기온점(우측), 출처 도미인 홈페이지


후쿠오카를 가면 도미인만 이용하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다

가격이 합리적이다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대욕장이 제공된다

조식이 맛있다(+야식 무료 제공)

위치가 좋다

 

깔끔한 룸 환경

일본이란 나라가 전반적으로 깨끗한 편이지만 숙소는 그중에서도 청결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편안히 쉴 수 있고 여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룸의 크기는 비즈니스호텔답게 넓지는 않지만 샤워실과 화장실이 구분되어 있고 작은 소파와 데스크 등 필요한 것들은 다 구비되어 있다. 전형적인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깔끔한 일본 비즈니스호텔 느낌이다.

내가 머물렀던 더블룸


합리적 가격 

시즌에 따라 조식 포함 여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1박에(조식포함) 10만 원 ~20만 원 초 사이였다. 하카타 커낼 시티 마에 점이 기온 점보다 다소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아주 싸다고 볼 수 없지만 여러 장점들 덕분에 합리적인 가격대라고 생각한다.


온천 대욕장

도미인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다.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대욕장을 운영하는데 숙박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정비 시간을 제외하고 새벽~오전, 오후~밤 시간 운영) 후쿠오카가 위치한 슈에는 벳부 등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 많다. 신기하면서 대단한 건 매일 이쪽 지역에서 온천수를 공수받아 새로운 온천물로 대욕장을 운영한다는 점이다.(실제로 오전에 물탱크차가 와서 물을 공수받는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어 신뢰할만하다)

실제 매일 온천물을 공수해오는 장면 포착


또한 대욕장은 사우나실과 두 개의 온탕, 하나의 냉탕이 있는데 온탕 하나는 야외와 연결되어 있다. 즉 야외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추운 겨울 차가운 공기를 느끼며 온탕을 즐기고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맞으며 온천을 즐기는 그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참고로 난 하루에 3번 온천을 즐겼다.(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번, 오후에 숙소에 잠시 들려 한번, 자기 전에 한번 이것만으로도 난 숙박비가 아깝지 않았다)

※ Tip. 객실에 있는 TV에 대욕장 이용 실시간 현황이 나온다. 붐비지 않을 때 맞춰서 가면 더 쾌적한 이용이 가능하다.

도미인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 온천 대욕장(출처 도미인 홈페이지)


조식

도미인의 조식은 과하지 않으면서 충분히 맛있다. 메뉴 구성도 훌륭하고 재료들도 신선하다. 도미인에서 숙박한다면 조식은 필수로 포함시키기를 권한다. 게다가 재미있는 부분은 저녁 9시 반~11시 사이에 식당으로 가면 야식으로 라멘과 우엉차가 제공된다. 야식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도미인에 가면 꼭 이 야식을 맥주와 함께 즐겼다.

도미인 기온점에서의 조식


위치

일단 공항에서 접근성이 좋다. 후쿠오카는 그 어떤 도시보다도 공항과 도심이 가깝다.(이것도 내가 후쿠오카를 애정 하는 이유 중 하나) 공항 지하철에서 두정거장이면 하카다역에 도착한다. 캐널시티 하카타 마에점은 하카다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기온점은 공항에서 세정거장에 위치한 기온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다. 두 지점 모두 쇼핑센터인 캐널시티 하카타, 여러 음식점 등이 위치한 나카스 지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어 위치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 게다가 주변에 편의점 등 편의시설이 가깝고 조용한 편이다.(후쿠오카 자체가 시끌벅쩍한 도시가 아니지만) 난 특별히 일정 없이 숙소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즐겼다.


숙소를 선택하는 기준들은 각자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난 누가 뭐라 해도 언젠가 다시 후쿠오카를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난 당연히 다시 도미인에 머물 것이다.


※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외 사진은 출처를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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