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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혼삶여행자 Feb 14. 2022

일본에 있는 제주올레길

지극히 개인적인 일본 규슈 올레길 이야기

규슈올레길

올레길이 일본에도 있다고? 맞다 규슈에 올레길이 존재한다. 2012년 제주와 규슈가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서로 윈-윈 하기 위해서 손을 잡고 규슈에도 올레길을 오픈하게 되었다. 따라서 제주올래의 심볼인 간세(조랑말)를 그대로 사용한다. 다만 다름점은 제주올레가 민간단체가 주체가 되어 관리된다는 점과 달리 규슈올레는 규슈의 각 자치단체가 조성하고 운영하는 트레일이다. 또한 제주올레는 모든 올레길이 연결되어 이어진 형태라면 규슈올레는 규슈지역의 19개 지역에 각 코스가 있고 연결되어 있지는 않다.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다른 한국과 일본처럼 올레길 또한 닮았지만 어딘가 다르다.


제주올레가 일본의 규슈에 만들어졌다. 제주의 곳곳을 걸어서 여행하며 제주의 속살을 발견하는 제주올레처럼, 규슈올레는 웅대한 자연과 수많은 온천을 가지고 있는 규슈의 문화와 역사를 오감으로 즐기며 걷는 트레일이다. 규슈올레 조성을 위해 제주올레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제주올레에서 코스 개발 자문과 브랜드 사용, 표식 디자인 등을 제공했다.
규슈올레의 상징은 다홍색이다. 다홍은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사의 토리이(鳥居) 색깔로서 일본 문화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색이다. 그리고, 일본을 상징하는 토키(朱鷺/따오기)라는 새의 머리와 발 색깔이기도 하다. 로고는 제주올레의 간세(조랑말)를 그대로 사용한다. 제주올레에서와 같이 간세와 화살표, 리본을 따라서 길을 걸으면 된다. 간세의 머리가 가리키는 방향이 길의 진행 방향이다. 파란색 화살표는 정방향, 다홍색 화살표는 역방향을 가리킨다. 리본은 파란색과 다홍색이 동시에 달려 있다.

-출처. 규슈관광추진기구 규슈올레 안내


규슈올레 후쿠오카 신구코스 가는 법

코로나 팬데믹 직전 후쿠오카를 갔을 때 뭔가 새로운 곳을 걷고 싶어서 규슈올레길을 찾아봤다. 그래서 후쿠오카에 신구코스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규슈광광추진기구에서 정보를 얻어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먼저 출발지점으로 가는 방법은 JR훗코다이마에역으로 이동하여 역 앞에 버스정류장에서 신구마치 커뮤니티버스 마린쿠스/산라이즈 선을 타고 종점인 사야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면 된다(역에서 사야버스정류장까지 약 40분 소요)


규슈올레 신구코스

규슈올레 신구코스를 걸으면 얻을수 있는 몇 가지 즐거움이 있다.

먼저 거리가 멀지는 않지만 기차와 버스를 타는 여행의 기분을 낼 수 있다.

또한 규슈에서 가장 큰 도시인 후쿠오카를 벗어나 근교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매년 방문하는 후쿠오카지만 새로운 후쿠오카를 만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신구코스의 출발지점인 사야버스정류장

그런 설레는 느낌으로 사야버스정류장에서 출발했다. 전반적인 규슈올레 신구코스의 느낌은 뭔가 깔끔하게 정돈된 트레일 코스라기보다 있는 그대로 길을 두고 연결한 느낌이다. 초반에는 약간 야산 같은 야트막한 산을 통과하면 귤 농장이 펼쳐진다. 후쿠오카에 와서 귤 농장을 볼 줄이야. 탐스럽게 열린 귤나무를 감상하며 지나간다. 몇 개는 땅에 떨어져서 터진 귤들이 있었는데 그중 상태가 나쁘지 않을걸 주워 먹었다. 근데 바로 귤나무에서 떨어진 거라 그런지 어찌나 맛있던지!!! 내가 먹어봤던 귤 중에 가장 맛있었다.


귤 농장을 지나니 마을길이 이어진다. 오래된 집들도 보이고 한적한 동네를 걸으며 지나가니 마음도 편안해진다. 그리고 다시 시골길 같은 곳이 이어진다. 뭔가 엄청난 풍경이 나타나는 것도 이쁜 길이 이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뭔가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즐거움이 이어지는 길이다. 신구코스를 걷는 분에게 한 가지 정보를 드리자면 코스 중간에 마땅한 식당이나 그 흔한 편의점도 별로 없다. 따라서 간단한 간식과 물을 준비해서 걷는 것을 추천한다.


마을길과 시골길 그리고 대나무 숲길을 지나면 신구코스에서 유명한 스폿인 신구 사랑의 언덕(전망대)에 도착한다. 후쿠오카신구 시내, 신구해안, 아이노시마 섬이 내려다보인다. 이곳에서 풍경을 잠시 즐기고 계속 걸으면 신구지역 주택가와 시내가 나온다. 후쿠오카 중심가 주택가만 걸어보다 외곽지역 주택가를 걸으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확실히 뭔가 더 여유 있고 조용하다. 그렇게 계속 걸으면 JR신구추오역까지 걷게 되는데 신구해안까지 올레길은 이어지지만 난 신구추오역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하카타 역으로 향했다.


규슈올레 신구코스를 걷고 난 소감은 후쿠오카가 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의 후쿠오카 여행에서는 마주 치치 못할 풍경과 마을들 그리고 시골길을 걸으니 후쿠오카의 더 깊숙한 모습을 마주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규슈올레길의 첫 만남을 뒤로하고 이날의 하루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도 좋지만 가끔은 안해본 것을 시도할때 또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듯 이 날이 나에게는 그런 하루였다.


※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외 사진은 출처를 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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