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혼삶여행자 Feb 10. 2022

후쿠오카와 시속 3킬로미터

지극히 개인적인 후쿠오카 산책 이야기

산책 (散策) :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사전에서는 산책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걷는 것 자체가 휴식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가볍게 걷는 것부터 장거리 트레킹까지 천천히 걷는 행위를 즐긴다. 나에게 '여행을 할 때 자연과 도시를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을 하나 추천해주세요'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천천히 걸어보세요'라고 말한다. 사람의 걷는 속도는 평균 4Km 정도인데 여행에서는 3km 정도로 생각하고 동선을 짜면 적당하다. 걷다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지기도 하고 잠시 멈춰 쉬어가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시속 3킬로의 속도는 후쿠오카를 더 가까이 알아가는데 적당한 속도다.


산책하기 좋은 도시

후쿠오카는 산책하기 좋은 도시다. 왜냐하면 도시 자체가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이다.(관광객이 주로 다니는 길 대부분은 언덕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보인다. 나는 후쿠오카를 가면 주로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유명한 장소를 방문하기 위해 걷는 것보다 그냥 동네를 구석구석 걸어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에는 나와있지 않은 나만의 마음에 드는 장소나 가게들 발견하기도 하다. 이는 후쿠오카를 떠나 모든 여행에서 적용되는 여행의 재미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주로 걸었던 추천할만한 후쿠오카 산책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유유자적 코스 / 쇼핑 코스(도미인호텔 주변)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후쿠오카에서 나의 베이스캠프인(여행의 절반은 숙소다 참고) 도미인호텔 주변이다. 도미인호텔 주변에는 일단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곳인 캐널시티 하카타, 구시다신사, 텐진지역이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코스를 추천한다.


유유자적(하지만 아픔이 있는)코스 : 구시다 신사(옵션 : 스미요시 신사)-카페 브라질레이로-절
쇼핑 코스 : 캐널시티하카타-나카스지역-텐진중앙공원(아크로스 후쿠오카)-텐진


유유자적 코스는 말 그대로 느긋하게 걸어 다닐 수 있다. 후쿠오카 최대 마츠리 기온 야마가사의 출발지이기도 한 구시다신사에서 일본 여행에 온 느낌을 듬뿍 받고 나오면 근처에 하카타 향토관을 구경할 수 있다. 그리고 근처의 레이센 공원을 둘러보고 서쪽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내가 애정 하는 카페 '브라질레이로'(카페의 도시 후쿠오카 참고)가 나온다. 그리고 조금 더 이동하면 정원이 있는 12세기 선종 불교사원 쇼호쿠지 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의 사찰과는 다른 분위기인 이곳은 절이긴 하는데 거대한 공원 같은 느낌도 있다 그리고 겨울보다는 봄이나 여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도심에서 짙은 녹음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코스에는 우리나라와 연관된 아픈 사연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쇼핑 코스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주로 이동하는 경로다 캐널시티하카타-나카스지역-텐진중앙공원(아크로스 후쿠오카)-텐진을 걷다 보면 후쿠오카의 가장 번화가를 둘러볼 수 있고 후쿠오카의 랜드마크 건물과 다양한 쇼핑과 맛집을 찾아볼 수 있다. 캐널시티하카타는 쇼핑몰 안에 인공 강이 흐르는 형태의 건물인 점이 인상적이고 아크로스 후쿠오카는 계단식 모양의 건물인데 옥상에는 녹지를 조성하여 텐진중앙공원의 잔디와 잘 어울리고 친환경적인 건축물로 손꼽힌다.


공원 코스

이 코스는 제법 거리가 있어서 지하철을 이용해서 오호리 공원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원 코스 : 오호리 공원(옵션 : 후쿠오카 돔)-후쿠오카 성터-마이즈루 공원-케고 공원


오호리 공원은 큰 호수를 중심으로 조성된 후쿠오카를 대표하는 공원이다. 조깅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후쿠오카 시민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여기에 위치한 스타벅스에서 공원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다 공원을 쭉 둘러보고 나면 후쿠오카 성터와 마이즈루 공원을 걸어볼 수 있다. 후쿠오카 성터는 현재 대부분이 마이즈루 공원으로 정비되었으며, 헤이와다이 육상경기장 등의 스포츠 시설이 있다. 예전에는 이곳에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었던 헤이와다이 야구장 터도 남아있다. 공원 내에는 문과 망루가 남아 있으며, 다몬 망루와 연결된 니노마루 미나미스미 망루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오사카성이나 코쿠라성과 같이 성이 남아있는 것을 보는 멋도 있지만 이처럼 성터를 걸어보는 것도 빈 여백에 상상의 그림을 채워나가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다시 도시 골목길이 이어지며 최대 번화가 텐진 지역까지 걸어가면 만남의 광장 케고 공원에서 공원 코스 산책길은 마무리된다.


주택가 코스

이 코스는 백금다방에서 시작한다.(카페의 도시 후쿠오카 참고) 백금다방은 일반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다. 마치 느낌이 서울 연남동 느낌이 나는 곳이다.


주택가 코스 : 백금다방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걸으면 된다


이 주변에는 예쁜 소품을 파는 가게들과 아기자기한 카페들도 있으니 걸어가다가 그런 가게들이 나타나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서쪽 방향으로 가면 후쿠오카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고 그저 발길이 가는 대로 걸으면 되는 지역이다 동쪽 방향으로 향한다면 스미요시 신사와 하카타역 까지 걸어가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시속 3Km

나는 보통 후쿠오카를 2박 3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첫날은 한적한 코스로 가볍게 걷고 둘째 날은 공원코스+쇼핑코스를 주로 걸었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갖고 싶다면 주택가 코스를 걷기도 했다. 후쿠오카는 참 걷기 좋은 도시다. 시속 3Km가 건네주는 여유를 즐기며 여러분만의 후쿠오카의 매력을 발견하길 바란다.


※ 모든 사진은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외 사진은 출처를 표기했습니다.


이전 05화 후쿠오카의 평범한 식당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