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마 May 16. 2016

#12 베트남 여행기

네날 - 둘


 - 로컬 하우스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로 가고 있는데 가다 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내가 신기했나 보다.

내가 목례로 인사를 하자 뒷자리에 앉은 여자가 영어로 인사를 건넨다.


자기가 띠엔 마을에 산다고 한다.

내가 따라가도 좋냐고 하니 따라오란다.


마을로 올라가는 내내 이야기를 한다.

어디에서 왔어? 이름이 뭐야? 며칠째야? 등등.


가는 길에 종종 흥미를 끄는 것들이 많았지만 내려올 때 보는 거로 하고 열심히 따라갔다.


한참을 같이 가다 보니 나를 집에 초대하겠단다.


이건 정말 Yay X 100이다.


안 그래도 이번 사파 여행에서 현지인 집에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있던 찰나였다.

대답은 당연 Yes!


돌길, 흙길, 진흙길을 번갈아가며 지나가니 시골 같은 곳에 집이 한채 있었다.


왼쪽에 있는 집에 오늘의 방문지다!


오토바이가 도착하니 집안에서 아이들이 뛰어나오며 부모님을 반긴다.

나를 보고는 뭐가 그리 무서운지 집안에 쏙 숨는다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집안에 들어간다.


일단 집안 구조를 간단히 그렸다.


들어가면서 안녕 hello 이러며 연신 허리 굽혀 인사했다.

부모가 뭐라 뭐라 하니 그제야 아이들이 긴장을 늦춘다.



내가 로컬 하우스에 처음 와봤다고 하니 집안 곳곳을 소개해준다.


2층(?)은 창고 같은 곳인데 나뭇가지를 여러 개 이어 놓은 그냥 굉장히 간단한 구조였다.

사다리는 큰 나무 하나를 깎아 만들어 2층에 올라갈 때마다 옮겨서 사용했다.


2층에 올라가는 게 약간 위험하다며 내가 다 올라갈 때까지 사다리를 붙들고 있었다.



2층은 주로 쌀을 저장해두는 창고로 쓴다고 한다.



껍질을 벗긴 쌀은 집 중앙에 있는 큰 통에 담아두었다.

아래 사진 가운데에 있는 철통 안에 흰 쌀이 들어있다.

아이들은 연신 뚜껑을 열어 쌀을 집어 먹는다.



1층엔 방이 2개 있고 침상이 각각 1개, 2개가 있다.

부부는 거실에서 자고 아이들이 각각 방에서 잔다고 한다.


각각에는 모기장이 쳐져있고, 이불, 인형 등이 있었다.



집 전체를 통틀어 전구는 하나 있었다.



부엌 겸 빨래터를 보여줬는데 옛날 해남 할머니 댁과 비슷했다.

집 안에서 불을 때서 요리를 한다고 한다.

집이 나무판자를 이어 붙여 지은 것이라 연기는 잘 나갈 것 같다.

물을 많이 받아두고 그 물로 설거지, 요리를 한다고 한다.



나를 초대한 여자의 이름은 똥(Tung)이고 40살이라고 한다. 남편의 이름은 땡(Tinh)이고 41살이라고 한다.


똥은 신이 나서 나에게 집안 곳곳을 직접 구경시켜줬다.

다 구경시켜주고는 장난을 치며 자기 집은 너무 작다고 너는 한국에 큰 집이 있어서 좋겠단다.

내가 내 방은 똥 집에서 부엌과 빨래하는 곳을 합친 것만 하다고 몸으로 설명하니 다들 웃는다.


수줍어하는 아이들

집에는 티브이, 라디오, 옷장 등이 있었다.

이제 보니 전기밥솥도 있네!


뭔가 옛날 우리나라를 보는 듯 하다.


조그마한 식탁에 앉아 차를 내줬다.

맛은 그냥 녹차맛이다.


    

똥, 땡 그리고 아이들에게 한국 사진을 보여줬다.

보여줄 때마다 우오! 오우! 하길래 그러면 뭐하냐고 내 집은 small small small 하다고 하니 다들 웃는다.


똥이 자기가 직접 만든 전통옷을 보여주며 자기가 주로 바느질을 해서 만든 것들을 팔아 가족을 먹여 살린다고 한다.

그럼 땡(남편)은 뭘 하냐고 물어보니 아무것도 안 한단다.

뭔가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를 하니 이게 자연스러운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이 손수 바느질하고, 염색했다는 전통 옷


한국에서 자그마한 선물들을 가지고 왔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도 생긴다.


똥과 땡 사이에는 자식이 여러 명 있다.

아래 사진의 왼쪽에서 순서대로 쩡, 쪼우, 먀오, 밍, 떵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10대 아들과 결혼한 20살 딸도 있다고 한다.


귀여운 아이들


우연히 영어를 할 줄 아는 똥의 여동생이 똥의 집에 찾아와 대화는 점점 꽃을 피웠다.

그녀의 아기는 이제 겨우 2개월 째라고 한다!


아기는 자고있었다.


그런데 신기한 게 원주민이든 누구든 항상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여자친구가 있냐고 묻는다.

모든 이야기의 종점은 이성 얘기라던데 전 세계적인 이야기구나!


여기엔 2명 여자 형제만 사는데 총 3명의 여자 형제 2명의 남자 형제 부모님은 산속 마을에 산다고 한다.



뭔가 답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가진 게 돈밖에 없다. (자랑 아님)


똥에게 직접 만든 것들을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신이 나서 보여준다.

스카프, 가방, 지갑 등등 다양하게도 보여준다.


똥이 입이 마르게 자랑하는 스카프를 내가 사겠다고 했다.

똥의 입이 귀에 걸린다.


25만 동(13,000원 정도)을 건넸다.

아마 그녀 가족의 며칠 생활비로는 충분하리라.


그녀가 바구니를 뒤적뒤적 거리더니 지갑을 꺼내 선물로 주겠다고 한다.


이 두가지 전부 똥이 만든 것이다.


헤어질 때가 되어 모두에게 인사를 하니 모두가 문 앞까지 나와 베트남어로 인사를 해준다.

나도 '안녕히 계세요, 고맙습니다.'하고 인사한다.



그녀와 그녀 가족은 정말 진심으로 나를 대해줬다.


그들의 웃음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앞으로 항상 행복한 웃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가족이 되길 내심 바라본다.






베트남 여행기 전체 글 보기

이전 11화 #11 베트남 여행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