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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May 21. 2016

#19 베트남 여행기

여날 - 셋


 - 저녁 식사


게스트하우스의 어린 친구를 데려다주고 다시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이번에 간 곳은 뭔가 메뉴가 많아 보여 선택한 장소다.

들어가 보니 트립어드바이저(trip adviser)에 선정된 곳이라고 광고가 되어있다.


 트립어드바이저의 파워는 정말 막강한 것 같다. 여행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여행자들의 평가와 후기 등을 모아둔 서비스다. 사람들이 많이 가고, 또 후기가 좋은 곳은 사람들이 더 많이 가게 되어 흥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음식점, 가게들이 트립어드바이저 마크를 간판에 그려둔 경우가 많았다. 하루하루가 지나며 나도 모르게 트립어드바이저 마크가 붙은 식당은 '신뢰'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국수와 처음 보는 무언가를 시켰다.


베트남 중부, 남부지방은 하노이와 다르게 쌀국수(pho)가 아닌 다른 것을 먹는다고 했다.


국수를 다 먹으니 무슨 이파리에 감싸진 무언가가 나왔다.

열어보니 쌀피에 새우와 고기가 함께 쪄져 있다.



맛은... 정말 신세계다!

진짜 진짜 맛있다!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아삭함과 부드러움, 달콤함과 짭짤함의 완벽한 조화!





 - 야시장


식사를 마치고 강변에 위치한 야시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야시장의 존재와 위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획득했다.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는 다리와 후에의 야시장!



정말 다양한 것들을 팔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옛날 베트남 귀족들이나 누렸던 것을 내가 더 호화스럽게 누리는 건가?'

정말 아름답고, 조용하지만 역동적인 곳이다.


재밌었던 것 중에 하나는 금빛 동상!

머리부터 발끝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온몸에 금칠을 한 사람이 미동도 없이 서있다.

나도 동상인 줄 알았는데 정말 아주 조금씩 포즈를 바꿔가며 사람들과 사진을 찍는다!

정말 새로운 아이디어다.



주변 풍광을 그대로 즉석에서 담아내는 사람도 있었고, 학생들이 하는 길거리 공연도 있었다.

 (실력은 좋지 않지만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내 지갑을 열게 만들었던 것은 초상화!


한국에선 정말 비싼데 여기선 10만 동(5,000원 정도)밖에 안 한다.

나무 위에 그려주는 것은 15만 동(8,000원 정도)여서 나무를 선택했다.


사람들은 뭐가 그리 신기했는지 가만히 앉아있던 내 사진을 많이 찍어갔다.

뭔가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다.


한 20분 정도 걸렸나?

그림이 완성됐다.

뭐... 똑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잘 그린 것 같다.



초상화를 받아 들고 길을 걷는데 여대생으로 보이는 정말 베트남에서는 보기 힘든 미인들이 나보고 한국에서 왔냐고 묻는다.


그렇다니까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같이 사진 좀 찍자고 하면서 한국 드라마 정말 재밌단다.


몸빼바지에 머리도 부스스했는데!

한국 문화, 고맙습니다!!!


어린 망고도 맛있고, 정말 재밌는 야시장이다.




 - 위험한 베트남의 밤길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에 피시방이 있다.

시골 피시방이랑 똑같다.


길을 걷는데 후미진 골목 근처에 오늘 아침에 숙소에서 인사했던 독일 여자애가 누군가와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길거리에 목욕탕 의자 갔다 놓고 하는 길거리 장사 같은?)


오늘 아침에 게스트하우스 주인아저씨와 함께 후에를 관광한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뒤풀이를 하고 있는 줄 알았다.


지나가며 인사를 건네니 아저씨가 나를 못 알아본다?

아저씨가 나도 앉아서 같이 차나 한잔 하자신다.

내가 앉으니 차를 한잔 시켜주신다.


근데 뭔가 내가 끼면 안 될 자리에 낀 것 같다.

아저씨 표정이 좋지 않다.


대화를 하다 보니 이 아저씨는 게스트하우스 아저씨가 아니었다.

내가 잘못 봐서 미안하다니까 괜찮다고, 자기가 그 게스트하우스 아저씨 형이란다.


정말 그런 줄 알고 얘기를 신나게 하는데 아저씨 말이 뭔가 계속 앞뒤가 안 맞는다.


옆 테이블에 불량하게 생긴 사람 두 명이 와서 앉았다.

아저씨가 아는 사람들인지,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좋은 곳 갈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


분위기가 이상해 독일 친구에게 가자고 말했다.

아저씨와 그 친구들이 더 있다 가란다.

너무 피곤해 그냥 가겠다고 하자 태워다 주겠단다.

그냥 바로 앞이라 둘이 얘기하며 가겠다고 하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독일 친구가 말하길, 자기가 길을 걷고 있는데 누가 부르더란다.

차나 한잔 하자고 그랬단다.

괜찮다고 그냥 가겠다고 했는데 팔을 잡고 딱 한잔만 하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았고 딱 한잔만 하고 간다고 했단다.

자리에 앉으니 아저씨가 노골적으로 들이대더란다.

어디 숙소에 묵냐고, 오늘 내가 술을 사주겠다고, 자기 집에 홈스테이를 시켜주겠다고 등등을 말했고 자기랑 하룻밤 자자고 까지 말했다고 한다.


와... 정말 위험했다.

뭣도 모르고 거기에 앉았던 나도 위험했다.


나보고 구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천사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와 내가 맥주랑 물을 사러 가겠다고, 마트 위치를 알려달라고 하자 자기가 같이 가겠단다.


뭐 요 앞이겠거니 했는데 10분을 걸어서야 마트에 도착했다.

맥주랑 물을 사서 되돌아가는데 이번엔 오토바이다...?


후에의 저녁이 정말 어둡고 조용하기도 하거니와 우리가 걷던 곳은 정말이지 후미진 곳이었다.

가로등도 드문드문 있고, 무엇보다 사람이 없었다.

버려진 마을 같은 분위기?


마트에 도착하기 얼마 전 오토바이 한 대가 우리 엽에 선다.

그리고 나는 안중에도 없는 듯 독일 여자애에게 태워주겠단다.

그녀가 무시하니 내가 우리 요 앞 마트에서 사고 바로 갈 거라고 그냥 걷겠다고 말했다.

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계속 따라오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타라고 한다.


마트에 도착해 맥주와 물을 사는데 그 남자가 오토바이에서 내려 마트 안으로 들어온다.

뭐 들어온다고 말할 것도 없는 게 정말 3,4 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이라 옆에 붙어있다고 말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지만 마트 아저씨 표정도 그리 좋지는 않고, 엄청 불친절하게 빨리 가라는 식의 태도를 보이신다.


물과 맥주를 사고 나와 걷는데 계속 따라오며 타라고 한다.

총 5분 정도를 그랬던 것 같다.

정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저 앞에 사람들이 좀 보이기 시작하니 아무 말도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그냥 갔다.


내가 농담으로 '부럽다. 너는 베트남 사람들한테 인기 진짜 많구나!'라고 말하니 장난하지 말라고, 그런 인기 다 나에게 주겠단다.




 - 무사 귀환


어쨌든 무탈하게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왔고 옥상에서 서로 엄청 위험했다면서 안주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원래 자기는 독일에서 미용사를 했는데 잠시 휴가를 내서 여행을 왔단다.

나에게 카우치서핑(현지인이 여행자를 초대하는 서비스)을 한 시간 동안 예찬했다.(피곤해 죽겠는데...)


잘 자라는 인사를 마치고 방에 들어왔는데 한 명이 들어와있다.

인사를 했는데 엥??? 여자다.


혼숙이 가능한 곳인가 보다.


자기는 미국에서 왔단다.


하노이를 여행할 건데 어땠냐고 물어보길래 내가 경험했던 것들을 얘기해줬다.


뭔가 매우 기진맥진한 밤이다.

얘기를 마치고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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