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살면서 원하던 것들 많이도 이루었지 나는
원하던 것이 물질적인 것 밖에 없었다는 게 참 부끄럽지만 나름 꿈이었고 나름대로 인생의 목표였어.
근데 이루고 또 이루고 또 이루어도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야. 무언가를 이룬다면 그것에 또 익숙해지고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또 더 큰 것을 바라게 될 것 같은 느낌. 오늘 뭔가 정말 무섭더라. 끝도 없는 욕심과 그로 인한 결핍이 나를 평생 괴롭힐 것 같은 느낌이야.
위에서는 물질적인 것에만 빗대어서 말했지만 나는 사랑에도 인간관계에도 다 마찬가지인 것 같아. 사랑을 해도 더 큰 사랑을 바라며 결핍되고 서로 실망하고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지.
나는 지금 무엇이 문제일까.
왜 이렇게 불안한 걸까.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누구나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고.
근데 오늘은 좀 심해서 생각해봤어.
'무언가가 결핍되어있는데 그것 때문에 불안한데 과연 채워지면 나는 이 결핍에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스스로의 질문에 나는 머리를 맞은 것처럼 순간 멍해져 버렸어.
이제까지 살면서 채우려 노력했고 노력한 만큼 많이도 찼는데 분명 다 찼다고 생각했던 순간들도 잠깐잠깐 있었는데 왜 또 지금 이런 상태인 걸까. 왜 또 무언가를 바라고 있는 걸까. 왜 바라며 나는 고통 속에 있는 걸까.
끝없는 머릿속 질문에 해답은 하나였지.
그만 담고 그릇의 크기를 줄여라.
더 담아야 할 때 그때 그릇을 키워도 늦지 않는다.
욕심은 고통이고 눈앞의 행복을 지워버린다.
결국 내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었어.
계속되는 자극에
끝도 없는 욕심에
내가
인생을 사는 것 자체가
점점 더 많은 양의 약을 원하는
마약쟁이랑 다를 바가 없더라고.
고치기는 힘들겠지?
하지만 노력은 해보려고
행복은 결국
그 무엇도 결핍하지 않는 것이니까
참 여기저기서 많이 들은 말인데 직접 느끼니까 이게 진짜 인생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잘 사는 인생은 성공이 아니라 무엇에도 결핍이 없는 삶인 것 같다.
어릴 때 달란트 받으려고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이 설교 때마다 하신 말씀이 계속 떠오르네
'항상 무엇에도 감사하며 살자'
이 말이 오늘 내가 말한 말의 결론일 줄은 그땐 몰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