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레시피는 이연복 님의 레시피를 변형한 것이지만, 주요 포인트는 같은 '중식 스타일의 볶음밥' 요리입니다.
레시피 포인트 : 밥과 야채들의 수분이 날아갈 때까지 충분히 볶아, 입 안에서 날아다니는 볶음밥 만들기
중식 스타일 볶음밥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불의 세기와 밥의 텐션인 것 같아요. 집에서 하실 때엔 팬 두께가 얇거나 전도율이 좋은 팬을 쓰시길 추천드리며, 밥은 역시 꼬들한 게 좋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저희 집은 압력 밥솥이라 볶음밥 하기에 딱 좋은 밥은 아닙니다. 이럴 땐 밥을 냉동실에 넣어서 급속으로 식혀주면 좋습니다.
이연복 님의 레시피는 계란을 볶다가 바로 밥을 넣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파 기름이 없는 상태라서 햄과 양파 기름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먼저 계란을 볶아서 따로 보관했습니다.
햄을 중불에 볶다가 양파를 넣고 같이 볶아줬습니다. 보시다시피 양이 많기 때문에 저는 요리 내내 강불로 요리했습니다. 중식은 야채를 볶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강불로 요리하는 편입니다.
양파 색깔이 바뀌면 밥을 넣고 준비했던 계란을 같이 넣고 볶아줍니다. 양이 너무 많아 중간에 반으로 나눠 요리했습니다.
밥이 잘 흩어지면 숟가락으로 저어줘도 되지만, 밥이 찰기가 조금 있는 상태거나 양이 많을 경우, 큰 주걱으로 밥을 눌러주며 밥을 볶아주는 걸 추천합니다.
요리를 오래 하신 한식 요리사분들이나 고수분들이 보시고 '밥을 누르면 뭉개지고 맛이 없어진다'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중식은 역시 스피드가 생명이라 감안하고 요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밥알이 거리두기를 어느 정도 잘하고 있다면 간장을 캐러멜라이징(식품을 가열하여 단맛을 끌어올리고 색을 검게 만드는 작업)해줍니다. 팬의 바닥이나 옆면에 간장을 부어 약간 태워줍니다. 만약 1인분만 하실거라면 반숟가락 이하를 추천드립니다. 저는 7-8인분은 되는 양이라 한 숟가락 반 정도를 넣어줬습니다.
캐러멜라이징 할 때 주의점은 불의 세기에 따라서 향도 달라지기 때문에, 불의 세기가 강한 게 좋습니다. 충분히 열을 올려주세요. 불이 약하면 간장 냄새가 강하고, 불이 세면 단 냄새와 고소한 냄새가 더 올라갑니다.
간은 소금으로 해주셔도 되고 치킨스톡이나 굴소스로 하셔도 됩니다. 저는 치킨스톡을 좋아해서 치킨스톡을 물에 풀어서 넣어줬습니다. 햄의 향이 너무 강할 것 같아서 치킨 향으로 희석시켜주기 위함도 있습니다. 물에 치킨스톡을 섞는 이유는 원래 이 레시피의 마지막쯤에 물을 넣어 윤기를 더해주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넣어줬습니다.
찰기가 많은 밥이라면 이렇게 국자로 꼭꼭 눌러 미디엄 느낌의 누룽지를 만들어줘도 좋습니다.
약간 오버 쿡 느낌도 있긴 한데 저는 이 정도 상태를 좋아합니다. 보통 중화요리 식당에서는 5-6분 정도 볶으면 충분하지만, 집에서는 1인분이 아니라면 조금 더 오래 볶아줘야 되는 느낌입니다. 최소 7분 이상은 볶아야 수분이 잘 날아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화력이 정말 강하다면 5-6분으로 충분)
밥 볶는 AI가 된 느낌으로 아무 생각 없이 볶아주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식은 밥이 많이 남았거나 요리하기 귀찮을 때, 대량으로 만들어 소분해두면 일주일은 그냥 버틸 수 있는 레시피입니다. 날도 덥고 요리하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져 한번 만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