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시작하기 전에 이 여행은 몇 년 전 일본 여행에 대한 리뷰를 바탕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일본 여행에 대한 안 좋은 시각을 갖고 계신 분이 보실지도 몰라 미리 알립니다.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탄 게 3-4년 전인 것 같습니다. 그립네요. 코로나 전에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행 가던 사람들이 700만 명이었다고 하죠. 그걸 보여주는 듯이 그때의 비행기는 만석입니다.
이때가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회사에서 부장이라는 걸 달아본 후였습니다. TMI지만 나중에는 계열사 대표까지 맡게 되었지만, 이때까지는 저도 빈곤층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비행기표만은 사고 나머지는 제가 해결하겠다고 합니다. 목적지는 오사카였고, 1박 2일이었습니다.
한 명은 해외여행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진 찍기 바쁘더라고요. 저도 저랬는데 하면서 처음 비행기 타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그 설렘이란...
직원들과 해외여행 가면 좋은 점 - 감성 교류
단점만 이야기하면 너무 슬프니까 좋은 점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일에 사적 감정을 담는 걸 별로 안 좋아하지만, 이때는 열정 넘치는 상사였으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주로 콘텐츠를 만드는 쪽에 일하다 보니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직원을 뽑는다는 게 항상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죠. 한 명이 저와 어느 정도는 비슷한 감성을 갖고 있다면 나머지 한 명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쨌든 서로 좋아하는 감성과 사고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해외여행 가면 좋은 점 - 시야
주관적인 이야기이지만 여행만큼 뇌에 긍정적 충격을 주는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엄청 내성적인 제가 혼자 여행 다니면서 정글에 떨어진 기분을 느끼고 성격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었거든요. 사고도 전보다 많이 넓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제가 주문할 수 있는 것들도 직원들에게 유도해서 한 번 주문해 보라고 한다던지, 그런 추억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과 해외여행 가면 안 좋은 점 - 눈치 보는 지점이 생긴다
억지로 데려간 사람은 당연히 없지만, 어쩔 수 없이 직급이 나눠진 관계이므로 눈치 보는 직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예민한 탓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걸 느꼈는데요. 한 명의 직원이 저와 비슷한 나이였고, 약간 눈치 보는 것을 느껴서 신경이 쓰였는데요. 티를 내지 않고 잘해주는 게 쉽지는 않는구나라는 걸 느낀 것 같습니다. 물론 작은 부분이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직원들과 해외여행 가면 안 좋은 점 - 개인여행의 장점이 줄어든다
당연히 혼자 있고 싶으면 혼자 여행 가면 되지만, 같이 여행을 가서 혼자 있는 것도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여행이라면 가능한 이야기겠지만 짧은 일정이라면 다 같이 다녀야 하므로 불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 막바지인 밤에는 클럽에서 놀았었는데, 새벽 3시까지 직원들은 멀쩡한데 저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만 가자고 말을 하고 싶은데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라고요. 그 상황에서 혼자 돌아간다고 하면 당연히 눈치가 보이겠다 싶어서 최대한 버티느라 애먹었네요.
아무튼 이건 누구와 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 일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니까 회사에서 좋았던 추억이 남은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함이 남습니다. 슬프게도 회사를 그만두면 서로 멀어지는 일이 많지만, 이 순간들의 기억은 가까이 있으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직원과 함께한 기타큐슈 후기를 올려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