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Essay 'Life'
이 글은 유튜브 채널 'minimaLOY'에 올린 Web Esay 'Life'의 영상의 내용입니다. 영상으로 보실 분들은 유튜브 'minimaLOY'를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의 5년, 그리고 생각보다 길었던 번 아웃.
그렇게 아둥바둥 할 필요가 있었을까..
다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덮어두기엔 너무 많은 걸 소진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야망, 도전, 성공. 모두 예쁜 단어들이다.
하지만 그 단어들에 빠져 미래를 바칠만 했나? 난 잘 모르겠다.
그냥 너무 오르막길만 걸어온 건 아닐까?
어떤 사람은 나를 심오하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나를 너무 깊다고 한다.
난 다만 한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관 뚜껑에 못 박힐 때 어떻게 후회없이 갈 것인가'를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내 경험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연설이 컸다.
스티브 잡스 스탠포트 연설
여전히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입니다.
아무도 피할 수 없죠.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니까요.
죽음은 삶을 대신하여 변화를 만듭니다.
죽음은 구세대를 대신하도록, 신세대에게 길을 열어 줍니다.
지금 이 순간, 신세대는 여러분입니다.
그러나 머지않아서, 여러분도 구세대가 되어 사라져갈 것입니다.
너무 극적으로 들렸다면 죄송하지만, 엄염한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타인의 생각의 결과물에 불과한 '도그마'에 빠지지 마십시오.
타인의 견해가 여러분 내면의 목소리를 삼시키 못하게 하세요.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를 내는 것입니다.
이미 여러분의 가슴과 영감은 여러분이 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있습니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부차적인 것이죠.
인간은 모두 죽음 앞에서 공평하고, 살아가는 동시에 죽어가는 것이기도 하다.
나에겐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그 후로 내 삶의 모든 것들이 다른 관점으로 보였다.
내가 이전에 생각했던 성공에 필요한 두가지는, ‘돈’과 ‘명예’였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날 위한 ‘시간’, 그리고 ‘성장’이 두 가지의 키워드가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열에 아홉은 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직장생활 할 때 나는 빚을 지면서 여행을 다니기도 했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유일한 일의 즐거움이었다
다시 생각하니 좀 미친놈 같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봤던 만화책이 생각난다.
집에서 장난감 레이스를 천 바퀴 돌기 전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오지도 않는, 그런 성격의 인물이었다.
자기 욕망을 위해 또 다른 욕망을 희생하는 것, 나에게 잘 맞는 라이프 스타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도 이해가 간다.
이 이상한 내가 그 동안 찍은 사진들이 아까워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있다.
그 동안 여권에 찍힌 도장과 사진들을 확인해 보니, 다녀온 도시들이 정리가 됐다.
그 중에서도 간사이와 후쿠오카를 많이 갔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도시는 ‘나가사키’다.
일본 사람들이 나에게 자주 묻는다, 왜 나가사키냐고.
좋은 답을 하고 싶어서 나도 생각해봤다.
내가 좋아하는 감성, 그러니까..
바다와 산이 닿아 있고, 야경이 있고, 걸어다니며 많은 걸 볼 수 있고, 조용하고, 백색소음이 예쁜 곳.
하지만 최근 내 대답은 조금 바뀌었다.
아마 나가사키에 있었을 때가, 내가 처음으로 마음 속 깊이 ‘여유’라는 걸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무엇보다 성취감이 컸던 시기였다.
그 성취감 때문에 그 여유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바로 그 때 나가사키에 있었던 것이다.
종일 사진을 찍고 카페에서 새벽 바다를 보며 디저트를 먹었는데
뼛속까지 여유롭다고 느껴졌다.
여행을 가도 항상 뭔가에 쫓기고 했던 때와는 다른 뭔가가 있었다
물론 돌아오는 날에는 죽기보다 싫었지만..
그 후로 나에겐 잊을 수 없는 도시가 되었고, 5-6번이나 가게 된 나가사키
지금은 나가사키에 살기 위해 계획 중이다.
타이밍이란 많은 걸 바꿔놓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