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른 오후인데 체력이 반 정도는 사라진 것 같다. 이제 둘은 혀를 내 두르기 시작했고, 대화도 점점 줄어들었다. 교토 동부를 가기 전에 근처에서 코스를 짜기로 한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으니 동네 작은 개울가도 예뻐 보인다.
가는 길에 다시 골목들을 보고 싶었다. 사이사이에 식당들이 엄청 많은데, 언뜻 보기에는 모두 문 닫은 것 같다. 정말 문을 닫았나 싶어서 기웃거려보니, 만석이다.
여기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가게들도 사람들이 빼곡하다. 겉으로만 조용해 보일 뿐이다. 이것 또한 처음 보는 독특한 그림이다.
사전에 우리 둘은 협의했다.
사찰들은 건너뛰자, 그래 더운데 말라꼬, 맞제?, 가자!
바로 기요미즈데라로 가기로 한다. 신넨자카와 니넨자카에 대한 기대는 그다지 없었다.
자판기와 담배 한 모금이 우리의 생명을 연장하는 사이, 기요미즈데라까지 구경했다. 정말 험난했다. 서로 고생했다며 토닥거렸다.(마음 속으로)
밥은 먹어야 되고.. 교토에 대한 정보는 없었으니까.. 뭘 먹어야 하지.
어쩔 수 없이 책을 폈다. 클로즈업 오사카라는 책에 나오는 교토 식당이다. 첫 번째로 소개되고 있어서 별 의심없이 찾아갔다. 그런데 오히려 맞은 편 가게에 현지인들이 줄 서 있는 게 보였다. 느낌이 좀 쎄하다..
맞다, 우린 낚였다. 절반은 남기고 나왔다.
책이라고 다 믿지 말자. 애매할 때에는 현지인 혀를 믿자.
나가호리바시로 돌아왔다. 친구는 호텔에서 뻗었고, 나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옷을 갈아입고 카메라만 들고 나왔다. 도톤보리쯤 왔을 떄 예상하지 않았던 재즈 밴드를 보게 된다.
서툰 일본어로 사진 찍어도 되겠습니까? 했더니 기타를 치던 형님께서 쿨하게 OK 하신다.
조용한 거리는 이제 그만 보고 싶었다. 자고있던 친구도 일어나고 이제 클럽 갈 시간이다. 일본의 클럽문화는 어떨까?
(2014년의 클럽 정보이므로 현재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클럽 내부에서는 촬영이 금지라서 사진이 없습니다. 이해바랍니다.)
일본에는 1부 클럽과 2부클럽이 있다. 1부클럽의 대표적인 곳으로는 지라프, 2부클럽은 대표적으로 G2가 있다고 했다. 물론 최근에 생긴 클럽들도 많다고 한다. 교통비만큼 입장료도 꽤 비싸다. 한 사람당 3,000엔이다. 그리고 가격에 비해 생각보다 규모가 겸손하다. 강남클럽이라고 생각하고 갔다가는 낭패다.
안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만 따로 이야기해주기로 하자. 체력의 한계를 느낀 우리 두 마리는 3시간만에 탈락을 선언한다.
음악은 2000년대 초반(?)정도라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클럽은 한국이 제일 재밌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장점은 새벽 2시가 피크라는 점.
고베를 위해 이쯤에서 잠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