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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시 Nov 05. 2020

커피를 마시지 않기로 다짐했다




커피의 맛도 잘 모르지만 하루에 두 잔은 꼬박 먹는 커피. 어제부로 커피를 마시지 않기로 다짐했다. 올해 들어 유독 몸이 이곳저곳 말썽을 부리기 시작했고 몸이 점점 찌뿌둥 해지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몸을 좀 더 가볍게 해 주고, 속을 편한 상태로 유지하고 싶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부터 실천해 보자고 마음먹고 커피를 마시지 말자고 다짐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나 오늘부터 커피 안 마실 거예요! 를 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얘기하면 정말 오래된 얘기 같지만, 고작 오늘은 이틀째에 접어들고 있다.


회사를 다니면서 나는 커피를 습관처럼 마시기 시작했는데, 커피를 마시는 타이밍을 보면 이렇다. 아침에 출근을 하면 회사에 우유가 도착해 있다. 커피머신으로 원두를 내리고 얼음과 우유를 함께 넣어 아이스라떼를 마신다. 오전 내 라떼 한 잔을 마시며 일하는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점심 직후, 이를 닦고 혹은 오후 일을 하다 조금 지나 당이 당길 때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셔준다. 당연히 아이스루다가. 그럼 또다시 활기가 돌면서 일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주말에도 예외는 없다. 비록 출근과 점심시간에 맞출 수는 없지만, 점심을 먹고 가족들과 함께 믹스 커피를 나눠 마시는 재미가 있고, 밖에라도 나갈라 치면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게 된다.


이것이 그 말로만 듣던 중독이라는 걸까. 나는 커피 중독에 걸린 걸까. 어제, 오늘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나를 되돌아보면 물로도, 초콜릿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 갈증이 내내 내 손을 계속 분주하게 움직이게 만들었다. 오늘도 귤을 몇 개나 해치웠는지 모르겠다. 과연 나는 커피를 끊게 될 수 있을까? 커피에 의존하지 않고 하루를 잘 지내며 내 건강을 잘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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