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가을 공원을 걷는다
이제 단풍은 낙엽의 시간을 말하고
커다란 느티나무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사계가 너무도 아름다운 분당 중앙공원
중앙의 광장에 세월 먹은 느티나무 그늘 아래 언제부터인가 앙증맞고 예쁜 빨간 책장이 기다림의 모습 되어 있다
주변으로 몇 개의 아주 푹신해서 앉으면 어머니의 품 같이 안아주는 쿠션의자가 있다
가을의 아름다움 속에 녹아드는 이 풍경이
이곳이 우리나라라는 자긍심을 주는 것 같다
키가 큰 한 남자가 책장 안을 살피고 있다
아마도 이 가을을 담아줄 한 권의 책을 찾고 있나 보다
멋지다
노랗게 깊은 가을 입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빨간 책장과 색색의 쿠션의자가
키가 큰 중년 남자의 손짓이
상상의 세계에서 나타난 듯 한 이 풍경
왤까?
다가오는 풍경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입가에 가득 미소를 채워주고
깊은 가슴속 설렘이 솟아오른다
아름답다
노란 가을의 늙은 느티나무가
그 곁에 기다림을 부르는 빨간 책장이
기다림에 대답하는 중년의 남자가
아! 아름답다
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순간의 시간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