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곰 Nov 27. 2018

클로젯 클로젯 클로젯

하지만 상대가 나를 선택하는 이유가

 내가 마주해야 할 것은 감독이 아니라 작품이다.

 한 개인으로서 인격과 직업인으로서의 인격은 기본적으로 다르다. A주식회사 영업부 과장으로서의 일하는 방식과 한 개인으로서의 성격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이다. 직업의 세계에서는 계속 일을 하는 가운데 실적이 쌓이며, 점이 선이 되어 간다. 한 사람이 일을 해서 어떤 업적을 쌓았다는 결과가 하나의 세계관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몇 작품을 함께 일해서 호흡을 알고 있는 감독도 있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선택하는 이유는 나를 잘 알기 때문이거나 인간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경하면서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

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히사이시 조. 샘터.




 누군가 만들어온 작품이나 하고 있는 일이 가진 매력들을 기반으로 친해지기도 하고, 같이 일을 해보다가 멀어지기도 한다.

 왜 함께 일 할 수 없는지, 왜 나는 거기에 있을 수 없는지 조금의 자괴감, 질투와 회한 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가 한 노력에 대해서 고민하기 보다는 실행력이 있고 완성도가 좋았는데 거기다 운이 좋았다고 치부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그가 맞다. 지금 하고 있는 그 일과 내가 직업인으로 그려온 선이 닿아있지 않다. 지극히 회사원 적인 생각으로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 가져다놔도 제 몫만큼, 제 몫 이상을 해내는데 왜 나와 함께 일하지 않는거야, 하고 나이브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그가 나와 일하지 않거나 고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만 개인적인 감정과 다른 것이다.

 결국은 유능해져야 한다. 회사 안팤으로 찍은 점들을 모아 이어져온 선이 지금부터는 다른 곳을 향해 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항상 난처해보였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