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자괴감에 시달린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의욕은 땅 속으로 꺼진다. 그런 시기가 찾아오면 애써 부정하며 사람들을 만나보며 노력하지만 꺼진 자신감을 회복하는건 쉽지않다. 공연히 주눅들고, 미안해하며 존재 자체를 감추고 싶어진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부터 그랬고, 그랬기에 혼자 파고들기좋은 것들에 빠져들었다. 이를테면 만화책, 웹툰 그리고 그냥 책들도 많이 봤다. 홀로 글을 쓰거나 만족스런 그림을 실컷 그리거나 쾅쾅 피아노를 치면 나아졌다. 사람을 만나 해결되는 경우는 적었다. 결국 지독하게 깊이 땅굴을 파고 또 파서 심연의 나 자신을 마주한 다음에야... 그럴싸하게 쓰지만 사실은 자아비판과 자존감붕괴가 진절머리날 정도로 반복된 후에야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 그게 아니면 그냥 일의 쓰나미 혹은 육아 시련이 닥쳐 자아의 안위 따위는 1도 중요치 않게 되버리면 그냥 리셋이 된다.
주기적인 우울이라는 점에서 ㅡ 마치 생리통처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라 생각하는 내가 있다. 말을 줄이고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자. 사는건 별게 아니야... 조금 찌그러진 동그라미를 그렸다고 해서 그 날이 의미없는건 아니라고. 그런날들이 더 많은거라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