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술을 다 마시자,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말했다.
"내가 이 새끼들을 어떻게 키워."
아버지는 술상을 엎어 버리고 방을 나갔다.
나는 쫓아 나가서 아버지 허리춤에 매달렸다.
"아버지."
"놔라, 준서야. 이제 아버지 안 온다. 아버지 찾지 마라. 엄마한테 연락해."
아버지는 휘적휘적 대문 밖으로 뛰쳐나갔다.
은지는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든 채로 눈물을 흘렸다.
아이스크림이 은지 눈물처럼 뚝뚝 흘렀다.
나는 은지를 달랬다.
"울지 마. 오빠가 있잖아. 오빠가 너를 지켜 줄게."
은지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나도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울어서는 안 된다. 오늘은 기쁜 날인데.
내 동생 은지랑 다시 함께 살게 된 날인데.
꿈속에서도 기다려 왔던 날인데.
<오늘은 기쁜 날>, 글 공지희, 그림 윤정주, 낮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