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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흐 Jul 22. 2017

0722 오늘의 문장

이사와 전학 이야기는 시이노 선생님의 귀에도 들어갔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로 정해졌다.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후회 없도록 맘껏 즐겨야겠다는 생각은 도무지 들지 않았다. 반대로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제 됐어'하고 체념해 버렸다.

바로 얼마 전의 나로 되돌아갔다고 생각하면 된다. 에다이치라는 별명과 아마추어 야구, 사육 위원 같은 건 전부 물거품이었다. 나는 어차피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유령 같은 아이고, 그게 원래 내 모습이니까.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3가 공터에도 안 가기로 했다. 앞으로는 두 번 다시 갈 수 없을 테니까 빠른 시일 내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다운 순수함과 단순함으로 내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는 쪽을 선택했다.


-나는 앞으로도 살아간다, 야즈키 미치고 글, 김지연 옮김,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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