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suk Kwak Jan 18. 2021

질풍노도 공무원

이 길도 아닌가..

공무원 되고 나서 한 2년 적응 못하다 또 2년 잘 다녔는데

또 왔다..그게..

권태기인가..좌절감인가 모를 그게..

참 자주도 온다.


어젯밤 나를 오래 지켜본 지인이 그런다

"넌 공무원 안 어울려. 때려치고 사업을 해 "

나 왈

"사업은 아무나 해.난 ceo 밑에 일 잘하는 오른팔은 되어도 ceo 될 인물은 못돼"

지인 왈

"너 지금 이렇게 또 적응 못하고 무기력하게 고인물처럼 그냥 그런 공무원 되는 거잖아.

실무에서 점점 더 멀어지면 그땐 하고 싶어도 못해"

나 왈

"적어도 개발 손에 뗀지 1,2년 밖에 안 지났고 내 경력이 몇 년 손에 놓는다고 사라질 기술도 아니라 생각해 "


이렇게 주고 받다 갑자기 울컥했다

자기는 20대 평생 해볼 공부,경험 다 해보고 나보다 2년 공무원 먼저 되어서 지금 휴직을 앞두고 있으면서 충고하는데, 나의 2,30대는 누구보다 치열했고 남들 놀때 밤새가며 고객사이트에서 눈물로 지샌 날이 한해 두해도 아니었다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도 있고 이해력, 전달력도 있고 문제 해결능력도 있다.


그러니 너의 경험을 잣대로 내가 충분히 살아온 세월을 판단하지 말아라

적어도 내가 공무원을 그만두고 사업을 한다고 해도 내가 앞으로 즐길 수 있고, 즐겁고 행복한 일을 할거지

돈이 되는 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 하며 치열하게 사업하고 싶은 생각 없다

그럴거면 이렇게 공무원까지 되지 않았다 하고 막 울분을 내뱉었다


그러고 보니 주제넘게 충고를 한다고 남들에게 쐐기박던 내 모습도 떠오르고

그때 사람들은 또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싶고..

하...일생이 후회와 반성이다 요즘은 ㅜ.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때려치울 용기도 없지만

여기서 적응하며 20년을 머무를 자신도 점점 없어진다

내 동기 1명은 작년에 그만둬버렸고, 내 후의 기수로 들어온 후배는 갑자기 휴직을 해버렸다


뉴스에는 연신 코로나 시대 공무원은 철밥통이고 어쩌고 떠들어 대는데

그래 감사한 직업이지 싶다가도 적응을 못하겠는 이 문화를 평생 겪을 자신이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올해는 정말..돌아가는 판을 보고 10년 후쯤 이른 은퇴를 할 계획을 세우던지

제 2의 인생 관심사를 찾던지 진지하게 고민해야겠다.


어느덧 5년차..

사회에서 5년은 그렇게 길더니 여기서 5년은 계속 방황하며 가버리네 ㅎㅎ


ps. 오해는 마세요 주어진 일과 사업은 잘 하고 있고,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개발자 공무원 적응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