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가 우리 가족이 되기까지
♣보미의 봄이야기 #4_새 가족이여 안녕!
서울 한복판을 가로질러
극적으로 상봉한 보미.
보미와의 첫 만남 이후
이랬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가족 까똑방은 시끌벅적했다.
잠잠했던 우리 장안의
새로운 화제가 된 것이다.
사실 누나, 형 그리고 나
이렇게 세 명만이 있는 방은
이미 두어 달 전부터 북새통이었다.
모두 각자 다른 곳에 있었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작전을 세웠기 때문이다.
일명 '강아지 키우기 작전'.
이들 중 부모님과 함께 있는 건
나 혼자였기에,
셋이 머리를 맞대어 답을 내면
나는 그대로 행동에 옮기곤 했다.
작전 초기,
우리 셋과는 다른 마음이셨던 부모님.
열렬한 기자정신으로 취재하며
보내왔던 보미 사진들과 영상.
낮이나 밤이나
강아지 노래를 불렀던 우리 형제들에 의해,
부모님도 점점 우리들과 같은 마음이 되어갔다.
그렇게 보미는 우리 품으로 왔다,
수치화하기 힘들 정도의 무한한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2016년 9월 15일
보미는 예상이나 했을까?
고속도로 위 힘껏 액셀을 밟은 차 안에
최소 1시간 반 이상 몸을 싣게 될 줄이야.
"꽈앙~!"
갑작스럽게 닫힌 자동차 문 소리에 놀라 헥헥거리다
한참이나 바르르 몸을 떨던 보미.
시간이 지나니 결국 체념한 모습이 보인다.
보미가 우리 집으로 달려오기 하루 전.
새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살림살이 쇼핑이 한창이었다.
집 안에 새로운 가족이 생긴 다는 건
그이의 흔적들도 함께 들여오는 것과 같다.
그의 물리적인 물건들부터
보이지 않게 쌓일 추억들까지도.
<보미 살림살이 쇼핑, 이것은 단지 서막에 불과했다>
아 참, 미리 설명하지 못했던
보미 이름이 왜 보미가 되었는지 이유.
이름 짓기는 엄마, 누나, 형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참고로 보미의 옛 이름은 '사랑이'였다.)
아래 이름들은 안타까운 잠재적 후보들.
소피, 엘리, 소미, 방울, 가을이 등등...
두 글자 이름 위주로 고민했던 이유는
강아지들이 2음절로 된 이름을
보다 잘 이해하고 구별하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반려견행동 전문가 강형욱 님의
조언으로부터 비롯됐다.
(이 세상 개들의 변호사님 강형욱! * -*)
주로 누나와 형이 아이디어를 내면,
삼 남매 셋이 1차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부모님이 포함된 까똑방에 상정하는 식.
심사숙고 끝에
모두의 맘에 쏙 드는 '보미'라는 이름이 나왔다.
사계절 중 가장 희망찬 '봄'.
이를 뜻하는 '봄이'에서
부르기 편한 순우리말 '보미'로 바꿨다.
두둥.
드디어 집에 도착한 보미.
첫 발걸음은 다소 조심스럽다.
미리 설치해놓은 강아지 살림살이
보미 집, 물통, 배변패드 등.
이 곳이 어딘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낯선 공간이 낯익은 집이 될 때까지
까망색 코는 여기저기를 킁킁거렸다.
장시간 이동에 고단 해서였을까
혹은 거실바닥 탐색에 지쳐서였을까.
보미엄마 리나의 체취가 베인
파랑 담요가 있는 동굴에 들어갔다.
어슬렁어슬렁 들어가 몸을 뉘어
까만 눈을 몇 번이나 끔뻑거린 보미.
낯선 공간에 너무 겁을 먹었나
슬슬 걱정되려는 찰나,
이내 곧 스르르 단잠에 들고 만다.
허나 거실에 홀로 재울 수 없지
우리가족이니까.
살살살 달래 깨운 후 내 방으로 데려가
함께 하룻밤을 마무리해본다.
네 번째 '보미의 봄이야기'를 마치며...
이번 네 번째 이야기부터
봄이야기에 포함되는 보미의 사진과 영상들은 모두
개인적으로 촬영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보미의 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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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의 봄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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