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샘의 책 읽기 4
이금이 작가님의 작품 중 네 번째로 읽은 책이다. 이금이 작가님의 특유의 필력으로 한 장 한 장이 흡입력이 강하다. 책을 읽다 보면 다음 문장,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해진다. 그래서 첫 장을 열면 끝장을 닫을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청소년 성장 소설이다. 두 명의 중학교 여학생의 이야기이다. 유치원 시절에 원장으로부터 겪었던 성폭력 사건을 잊고 지내다가 특별한 계기로 중학생이 되어서 기억 속에서 다시 꺼내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두 명의 유진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를 통해서 성폭력을 다루는 어른들의 잘 못된 시각에 경종을 울리는 듯하다.
동일한 사건을 한 부모는 성폭력을 부끄러운 과거로 치부해 버리고 성폭력이라는 사건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기억을 지워버릴 것을 유진이에게 강요한다. 이사를 가고, 몸을 씻어내는 등의 행동을 통해서 문제를 덮어 버리는 것을 선택했다.
반면에 한 부모는 성폭력의 사건을 그대로 드러내고 '너의 잘 못이 아니야'라고 말해 줌으로써 스스로 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2~3배의 사랑을 부어줌으로써 과거의 아픈 기억들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굳은살을 만들어 주었다.
한 사건을 대하는 자세가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한 사건을 동일한 이름을 가진 유진이 두 명을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고 있다.
딸아이를 키우는 아빠로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6살 딸아이가 앞으로 자라가면서 수많은 문제와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부모로서 어떻게 그 문제를 대해야 할지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문제를 감추고, 덮고, 외면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라, 문제에 직면해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자녀를 신뢰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적으로 알려주어야 한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교사나 부모들이 꼭 한 번은 읽었으면 좋겠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