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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c Jun 10. 2022

1.3 선악의 깨달음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신과 같이 되어  -창 3:5

1.3.2 존재의 지향

선악을 깨달은 후, 인간은 인식하는 모든 대상을 존재 그 자체로서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사과 하나를 두고 이것이 선한가, 선하지 않은가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는 그것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내 인간은 잘 익고 달콤한 사과가 덜 익고 떫은 사과보다 좋으며, 신선한 사과가 썩은 사과보다 아름답고 선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것은 가히 혁명적인 깨달음이었다. 자신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것이 존재의 지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인간은 주변의 모든 대상이 선한 존재가 되기를 바랐다. 만약 인간에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능력이 있었다면 진즉 세상의 모든 것을 없애고 선한 것들로 가득 채웠으리라. 하지만 인간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인간은 자신의 능력 내에서 주변의 것들을 선한 방향으로 손수 이끌어 내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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