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탄족
울란바타르에서 북쪽으로 900km 올라가면 러시아 접경 지역,
울창한 침엽수림에 둘러 쌓여 있는 홉스골이라는 맑고 아름다운 호수가 있습니다.
그 물을 사람과 가축이 나눠 마시며 몽골 유목민들은 어머니의 바다라 부르며 신성시합니다.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는 호수에는 자연과 계절에 순응하며 러시아와 몽골을 넘나들며 순록과 함께 살아가는 차탄족이 있습니다.
몽골 사람일까 러시아 사람일까 잠시 궁금했지만 국경을 넘나들며 초목을 찾아 이동하는 그들에게 인위적으로 그어 놓은 국경선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봄이 지나가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봄이 오면 봄을 따라 북쪽으로 향하고,
가을이 오는 문턱에 오르츠를 짓고 가을을 따라 남으로 향합니다.
순록은 초원을 따르고 그들은 순록을 따릅니다.
자연 앞에서 결코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법이 없지만, 무엇 하나 아쉬울 것도 억울할 것도 없는 삶입니다.
안개 낀 호수에 순록을 탄 차탄족은 마치 산신령 같습니다.
속세에 물든 우리에겐 그들이 차라리 산신령이어야 고개가 끄덕여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