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과 다르게 살아가기

신용카드를 자르고 종신보험을 해약하다

by 윤작가

구겨진 신문 근처에 돋보기를 가져다 놓는다고, 혹은 신문지를 펼쳐놓고 그 위에 돋보기를 이리저리 움직여본다고 신문지에 불이 붙지는 않는다. 신문지의 한 곳에 돋보기를 대고 집중적으로 햇볕을 쪼여야만 그제야 신문지에 불이 붙어 타오르게 되는 것이다. 빚을 갚는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빚을 청산하는 데 온 정신을 집중해서 노력해야만 성과가 나타난다.

- 데이브 램지, <<절박할 때 시작하는 돈 관리 비법>> 중에서


갓피플 Godpeople에서 온 메일 중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는 구절이 있었다. 제목이 너무나 마음에 와닿아서 거부할 수조차 없었다. '절박할 때 시작하는 돈 관리 비법'이라니. 지금껏 살아오면서 돈 문제로 인해 절박하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던가. 읽고 싶은 책을 돈 주고 사기도 편치 않은 터라 자주 가는 도서관에 희망 도서로 이 책을 신청했다. 며칠 전 도서관으로부터 책을 빌려가라는 문자를 받았다.


그동안 경제전문가의 책이나 5년 안에 1억을 만든 청년 사업가의 책을 간간이 읽으면서 책 속에 나온 내용들을 삶에 직접 적용하고 실천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그 노력이 아주 치열하다거나 매우 집중적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주택담보대출금을 갚기 버거워 집을 팔고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했던 순간,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조카의 돌잔치를 끝내고 돌아온 다음 날, 집에서 한숨 쉬려는 찰나 몇십 년 동안 관리받지 못했던 어머니의 치아가 우두둑 빠져버린 것이다. 그때 예순도 되지 않은 젊은 나이의 어머니에게 틀니를 권할 순 없었다. 평생 경제적으로 무책임하고 성질 더럽던(?) 남편에 치여 숨도 제대로 못 쉬던 그녀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최대의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무리해서 엄마의 임플란트 치료가 시작되었고 또다시 빚이 생겼다.


동생네가 차를 판 돈과 이렇게 저렇게 빌려서 임플란트 치료비를 마련했지만 겨우 빚더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다시 그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원통하고 속상했다. 다달이 들어가는 집세에 이자, 생활비에 제대로 된 비상금이나 보험마저 챙길 여력이 없었다. 그러다가 경제 관련 책을 읽고 결단을 했다.

'다시 빚을 갚고 새 인생을 살아야겠다!'

그때부터 어머니가 맡던 집안 살림을 직접 관리해오고 있다. 당시 어머니는 현금 서비스로 돌려 막고 있었고 상황은 참으로 심각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나는 어머니에게 일방적인 선포를 날렸다.

"앞으로 현금 서비스 금지입니다!"


그 후로 카드 비용은 점점 줄어들었지만, 할부금은 계속 만들어지고 쌓여갔다. 아버지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경제가 더욱 휘청거렸기에 집안이 폭삭 망할까 두려워 실비 보험도 남들보다 훨씬 늦게 들었다. 늦게 들어 보장이 적고 가격대가 그리 저렴하다고 볼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었다. 조건 중에 가장 적정선이라 여겨지는 것으로 선택했다. 그것은 최소한의 안전망이기에 예산 중에 필수로 잡아야 하는 부분이다. 보험 설계사는 이런저런 얘기 끝에 종신 보험도 권유했다. 보험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던 터라 전화상으로 판단도 제대로 서지 않았다. 어머니와 나, 둘 다 종신 보험을 가입했다.(만기 환급형 종신 보험은 들수록 손해, 소액으로 순수 보장형 추천.) 그런데 이것도 버겁기는 마찬가지. 겨우 몇 년 내다가 이 책 읽고 보험 회사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종신 보험 환급금이 얼마죠?"

고객 센터 상담원에게 해지하려는 보험의 환급금을 묻고, 기존에 받았던 대출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수령했다. 마음 한 편이 가벼워지는 느낌. 보험 설계사의 일방적인 설명에 끌려가듯 들었던 거고, 적잖이 들어가는 금액이 부담스러웠던 터라 스스로 결정하니 뿌듯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했다.


저자는 빚더미에서 알부자 되는 7단계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1단계: 비상자금 백만 원 빨리 모으기

2단계: 눈덩이 빚 없애기

3단계: 비상자금 완성하기

4단계: 노후자금 마련하기

5단계: 자녀 학자금 마련하기

6단계: 주택담보 대출금 상환하기

7단계: 부자 되는 축복 누리기


1단계에 돌입하기 전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흔히 사업을 하거나 집이나 차를 살 때 우리는 쉽게 대출받는다. 그게 다 빚이 되고 빚을 갚지 않는 이상 진정한 돈의 주인은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신용카드를 과감히 없애는 것인데 신용카드는 신용을 만드는 게 아니라 빚쟁이를 만드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 회사 배만 불려주는)을 담보로 미래의 빚을 끌어와서 긁을 수 있으므로 쉽게 눈먼 빚쟁이가 되는 것이다. 물건을 살 때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 하며 신용 카드가 아닌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으면서 부채 현황을 종이에 적어 냉장고에 붙였다. '눈덩이 빚 없애는 목록'이다. 주택담보대출금을 제외하고 액수가 적은 부채부터 순서대로 적는다. 부채를 갚을 때마다 빨간 펜으로 쫙쫙 그어준다. 저자의 말대로 실천을 한 수많은 사람들이 1~2년 안에 빚을 갚고 돈의 주인으로 여유 있게 살아간다는 체험담이 곳곳에 적혀있다. 얼마 전 화장품을 카드 할부로 사기 위해 엄마에게 받았던 카드를 가위로 싹둑 잘라버렸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 쓸 것 같았다.

처참한 카드 살해 현장


"어머니, 협조해주셔야 합니다. 지금은 힘들지만 도와주셔야 합니다."

외출 후 들어오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또 선포했다. 이제는 그러려니 별다른 말씀도 안 하신다. 죄송한 마음에 한 마디 덧붙여 이야기했다.

"제가 더 많이 벌어서 생활비를 많이 드려야 되는데... 죄송해요."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나처럼 절박하게 돈 관리를 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 그 사람이 빚에서 해방되어 알부자가 되기를. 남다르게 살아가기를 함께 응원하고 소망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살던 대로, 자신의 방식대로 살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르게 살아 부자로 당당하게, 돈의 주인으로 돈에게 할 일을 부여하고 살고 싶은 이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만 실천이 매우 어렵다. 일독만 하더라도 저자가 알아서 이끌어줄 테지만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 계속 주저하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부끄럽고 한심한 일 아닌가. 당신도, 나도 힘들겠지만 한번 해보자! 용기를 가지고 꼭 꿈을 이루기를, 그래서 누군가의 희망으로 빛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돋보기로 종이를 태우듯 빚 갚기에 집중한다면 그 이후는 꿈꾸는 대로 이루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