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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 Sep 01. 2023

개학과 학교 모델

입시가 시작되었다. 


캐나다의 여름은 정말 판타스틱하다.


우리는 이곳의 척박한 겨울도 사랑하지만


여름도 사랑스럽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비가 자주 오긴 하지만 소나기 형태여서


습하지 않고 햇살은 건조하면서 강렬하다.


습하지 않으니 더워도 쾌적한 편이라 나는 이곳의 여름이 참 좋다.



여름에서 가을로 변하는 시기의 변화는


나에게 꽤나 명확한데,


문득 하늘이 높아져보이고, 구름의 형태가 가을 스럽다면


그건 가을이다.


나는 유난히 여름에서 가을로 변하는 그 시간이 싫어서


개학 직전에 늘 여행을 떠난다.


그걸 온전하게 생활 하며 느끼기 싫어서 도피 같은. 


재작년에 토론토 여행이 그랬고,


작년에는 왜 아무데도 안갔지? 작년에는 쉬었고


올해는 하와이를 다녀왔다.




하나우마베이에서 


하와이에서는 2주간 머물렀다.


우리는 십년 전에 허니문으로 하와이를 다녀왔었고


결혼 10주년을 맞이해서


둘에서 넷이되어 리마인드 허니문 이었다.


우리 아이들은 엄마 아빠 따라 하도 여행을 다녀놓으니


비행기 안에서 뿔뿔히 찢어져 따로 앉아도


여행 잘 하는 고수가 되어간다. 짜식들 다컸군.


언젠가 여행 수기를 정리해야할 텐데


왜 항상 하는일 없이 시간이 잘 갈까?

 




우리가 여행가기 불과 며칠 전에 마우이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여행은 우리도 빅아일랜드며, 마우이며 다 둘러보기로 했지만


남편의 발목이 세동강이 났고, 


수술 받고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동이 무리라고 판단, 오아후에만 머무리기로 한 상태여서


우리 여행 일정과는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그곳에 정말 더 이상 희생자가 없길 간절히 바라며,


아름다웠던 마우이가 더이상 훼손 되지 않길 바란다.


제발 ㅠㅠ 




다른 학부모가 하와이를 괜찮냐고?


어떻게 여행 할 수가 냐고 묻던데


내가 그랬다.



지금 여기 캐나다 BC주도 불바다가 되고 난리가 났는데


우리는 이렇게 웃으며 애들이랑 놀이터에서 놀며 스몰톡 하지 않냐고


마우이랑 오아후도 다른 섬이고


떨어져 있어서 오하우는 다들 일상 생활 한다고.


사실 정말 그렇긴 했다....


대신 도네이션 물결이 크게 일어


나도 열심히 기부했다...... 


이번 여행에서는 단순히 물놀이만 하는게 아니라


하와이의 언어, 문화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왔는데


그 아름다운 하와이 사람들의 마음과 문화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너무 사랑하는 하와이.





아이들은 이제 개학을 했다.


놀라운 것은 우리 딸이 이제 4학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와우.


퀘백주는 중학교 입시가 있어서


(중고등이 합쳐져 있으니 중등 입시라는 표현이 올바르겠다.)


올해 부터는 제대로 공부를 해야할텐데


스크린 노출 시간이 많아 여간 걱정이 아니다.


다행히도 선생님도 너무 좋은 선생님,


여자 아이들도 순한 아이들만 모아서 한 반이 되었다.


이런 행운이.


하느님,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여자애들 기싸움, 괴롭힘 당해본 엄마만이 아는데


옆에서 보기만 해도 피가 마른다.


주도 하는 학교에서 유명한 몇몇 여자애들이 있는데,


걔들이랑 같은 반이 된 친한 엄마들은 벌써 울상이다.


얼마나 못됐게 굴었으면 엄마들 사이에서 다 소문이 났을까, 신기한....


에효 힘내보아요, 한 해 금방 갈꺼에요....... 이 말 밖에는.


작년에 우리딸도 너무 시달려서.




아들반이 제일 특이한데


개학날 운동장에서 같은 반 애들 이름을  하나 하나 호명하면


다같이 모여서 교실로 이동하는데, 


이전 학년 각 반  TOP5 잘하는 애들이 다 우리 아들이랑 같은 반이더라 ㅋㅋ


내가 보면서도 놀래서 어머, 왜 공부 잘하는 애들만 여기 모아놨지?  생각했는데


아들왈, 담임 선생님이


이건 비밀인데, 학교에서 제일 똑똑한 애들만 모인 반이 올해 우리반이야~


그러니까 열심히 해보자!


이러셨다고. 


담임 선생님 뿐만 아니라 교감선생님도 그러셨다는데


뭔가 실험적으로 시도를 해보시는건가?


쨋든 아들 화이팅!


지금까지 top5를 놓쳐본적이 없는데 올해는 좀 힘들겠군 싶다 ㅋ 


(진짜 최종최종최종 마지막 내려놓기로 해놓고서는 저열한 나의 마음


이러면서 은근히 자랑질 하고 있는 나의 찌질한 모습, 언제쯤 고매할 수 있는가)


 



여름 같은 팀 코치가 가을에도 야구 하자고 그러시던데


안하기로.


아들은 본인 야구가 좋다는데


좋은데 플레이를 그런식(??)으로 하는거지??


열정 하나도 없던데???


그만두라고 했다. 진짜 야구 평일에도 시합 돌리고 나 진짜 못하겠더라.


잘하던가


잘하지 못하면 열정이라도 보이던가.


뭐 아무것도 없는데 왜 야구가 좋다는거지


이런 캐릭터는 뭔 캐릭터이지?????


나 진짜 우리 아들 보면 돌겠어.



하키도 시작되었고.


하키 야구 둘다 같이는 못해서 야구는 기냥 여름에만 해........


아님 둘 중에 선택하던가........




슬슬 레슨 스케줄 짜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이번주는 릴렉스하는 한 주 여서


애들이랑 아무것도 안하는데 


학교 마치고 세상 평온하고 좋아.


서두를것도 없고, 책도 읽게 되고.


진짜 이제 액티비티를 줄여야 하는데


놓지를 못했.......


딸은 하키는 그만두고 승마 하겠다는데


분명히 애가 열정도 있고


너무 좋아해서 말에 대한 박사가 되어 가는데


그건 알겠는데!


얘는 애기때부터(4살 무렵?) 조랑말 타던 아이였고


진짜 말을 너무 사랑하는 아이이고


그에 대한 열정도 있고, 확신도 있고 다 알겠는데 



이제껏 해 온 하키가 너무 아까워서 놓치도 못하겠고...


결국은 나의 욕심이 문제인지 라는 생각이 든다.


스케이트는 일정 수준까지 타는건 쉽지만 그 이상은 쉽지 않고


이게 어릴때 부터 꾸준히 하지 않으면 잘하기도 쉽지 않은 운동이라....


모든 운동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스케이트는 어릴 때 해야하는지라...


팍 그만 둘 수가.......




1년에 한번 학교에서 오픈 하우스를 하는데


그 포스터 모델이 올해는 우리딸이 되었다.


다른 친구와 함께 찍힌 사진이긴 하지만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


콧대높은 사립학교에서


동양인 여자애가 포스터 전면에 나오는게 쉽지는 않은데


딸이 뭔가 잘 적응해나가고 있는거 같아서


당당하게 나가고 있느거 같아서


대견하고 감사하다.



엄마만 정신 차리면 되겠네?


가끔 학부모들 스몰톡 하다보면


너랑은 별로 얘기 하고 싶지 않아 이런 느낌


또 오랜만에 느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뭔가 이게 내가 자존감이 낮은게 아니고 


하찮게 여기는게 느껴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뭐라 설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에에에엥?



돌싱글즈 이번 시즌 보면 어떤 여자분이


맘에 드는 이성이랑 있을때는 괜찮은데


맘에 없는 사람이 스몰톡 정도 시도하는 것도 컨디션이 안좋다고 말하는 부분  있던데


완전 공감 ㅋㅋㅋ


억울한 건 난 딱히 뭐 들이대고 싶은 마음도 없는데


무시 할 수는 없고 어쩔수 없이 인사하게 되는 상황 안에서 


그러다보면 스몰톡 해야하는데 하찮음이 느껴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찌질하지만 현실이야.


나도 너랑 별로 대화하고 싶지 않아.


근데 그냥 존중해주는것 뿐인데


너무 하찮게 대하거나 서로 아는 사이인데


눈 피하면서 인사하기 싫어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학부모들 세계관 안에서 왜곡된 나의 정체성임을 인지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또 스트레스 받게 되어. 


어휴 struggler 


잘났지도 않고 애매한 사람들이 급 나누고 차별하는건 만국 공통이야 ㅋㅋ


아예 잘났으면 억울하지도 않다며. 


ㅋㅋㅋ로 희화화 해보자.



다른 캐나다 지역도 이럼?


서로 몇년을 같은 반 했고


작년에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눴어도


본인이 오늘 나랑 얘기 하고 싶지 않으면


코 앞에 있어도 투명인간 취급함.


그래서 나도 계속 투명 인간 취급하면


또 본인 기분 풀렸을 때는 어머, 아는 사이인데 왜 모른척 하지


이런 식으로 황당해 하고, 나만 무례한 사람 되고


이 모순적 상황을 어째야해?


왜 한결같이 아는 사람에게 인사를 꾸준하게 하지 못해?


어느날은 하고 어느날은 안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중이면 눈인사라도 할 수 있는데


보고도 무시하고


겪어도 겪어도 적응이 안되.


참고로, 이건 본인한데 하찮은 사람 한정된 반응.


지가 잘보여야하고, 권력자한테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여기 인간들도 꾸준하고 예의바르게 항상 인사를 잘한다는것



모오오오오오오옷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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