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서 만난 목련 열매의 변신
아이들과 집 주변 산책길.
앞만 보고 걷는, 시선이 위쪽에 있는 어른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 자연물들이 있습니다. 엄마 아빠의 눈에 보이지 않는 보물을 아이들은 곧잘 찾아내곤 해요.
(엄마의 잃어버린 반지도 찾아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사진의 자연물은 봄이 되면 그 존재를 아주 크게 알리는 나무의 열매입니다. 도심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보물이에요. 굳이 숲을 가지 않아도, 바다를 항해하지 않아도 만날 수 있는 보물입니다.
엄마의 질문에 아이들은 아마도 다람쥐가 열심히 모아놓은 것 같다며 귀여운 상상을 늘어놓습니다.
이미 우리의 자연놀이가 시작이 되었어요.
아이들이 발견한 보물을 잔뜩 주워왔어요.
첫째는 도깨비방망이, 소나무의 아기 열매.
둘째는 아기 오이라고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봄이 되어 아주 커다란 꽃을 피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목련의 열매인 것입니다. 목련 꽃의 존재로 우리는 봄이 왔음을 알 수 있죠. 목련 열매는 여름이 되면 울퉁불퉁 모양이 신기하게 변하고 가을에는 하트 모양의 귀여운 씨앗을 남깁니다.
아이들과의 자연놀이에서 처음 보는 자연물의 이름을 먼저 알려주기보다는 함께 이름을 지어주세요.
아이들의 시각으로 자연물을 바라볼 때 생각이 커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시각 : 색깔, 모양 등을 관찰해보자.
후각 : 열매의 향을 맡아보자. 잘라서도 맡아볼까? 어떤 향이 느껴지니?
청각 : 열매를 으깨 보며 소리를 느껴보자.
촉각 : 겉과 속은 어떤 느낌인지 만져보자. 눈을 감고 느껴볼까?
미각 : 이 열매를 먹을 수는 없으니 어떤 맛이 날 것 같은지 상상해보자. 비슷한 모양의 오이와 맛이 비슷할까?
표정도 만들어보고, 잠자리, 동물 등을 만들었어요.
요즘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준우는 본인이 생각하는 글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길쭉하게 생긴 모양 덕분에 첫째가 공룡 화석의 뼈대를 만들었습니다.
이구아노돈의 화석을 만든 아이. 길가에 떨어져 있는 자연물 주워왔을 뿐인데 아이들은 저마다 요리조리 신기한 모양을 만들어냅니다.
목련의 열매가 공룡 화석으로 탄생했어요.
목련 열매를 손으로 부러뜨려봅니다. 모양도 관찰하고, 안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향도 함께 느껴봅니다.
이 그림은 무엇으로 그린 그림일까요?
바로 자른 목련 열매로 찍은 도장입니다.
목련 열매의 즙은 산소와 만나게 되면 약간의 갈색과 초록빛이 도는 색으로 변합니다. 그를 이용해서 도장을 찍어봅니다. 점점 진해지는 색을 보며 아이들은 물론 엄마도 정말 신이 났습니다.
도장을 찍으며 공룡 발자국, 암모나이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자연물과 함께 아이들에게 놀이를 맡겨두면 이렇게 창의적인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냅니다.
목련 도장이 공룡 발자국이 되는 세상.
아이들의 생각의 세상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공룡 화석을 유지하고 싶었지만 목련 열매 물감이 부족해진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기로 했습니다.
손으로 뚝뚝 부러뜨리며 목련 열매의 질감을 느끼고 부러지는 소리를 느끼고, 그로 인해 퍼지는 향을 느끼며 그림을 그리며 변하는 색을 관찰하는 아이들.
아이들이 무심코 주워온 이 작은 열매로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하는 작품과 놀이가 되니 정말 길가에서 찾은 보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목련 도장이 꽃이 되고, 천연물감으로 그린 그림들이 작품이 되는 자연 놀이죠
열매를 잘라 찍은 도장들이 마치 꽃을 피워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찍고 그리고 이렇게 예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목련 열매를 빻아 물감처럼 붓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그림을 그려도 좋고, 목련을 그대로 크레파스처럼 그림을 그려보세요.
하원길에 집 앞에서 또 열매들을 발견했습니다.
남매는 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분필이나 크레파스로 밖의 바닥에 그림을 그린다면 많이 눈치가 보이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깨끗이 지워놓아야 하죠. 하지만 이 보물과 함께라면 어디에 그림을 그려도 상관이 없습니다. 비가 내리면 땅속으로 스며들어 땅의 양분이 될 것입니다.
자연물의 경우 천이나 옷에 물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자연물로 그림을 그릴 때에는 물이 들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바닥에 자연물로 그림을 그리고 물을 뿌려 땅속으로 보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는 밝은 빛의 돌멩이에 그림을 그려 남기는 것도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촉매제가 없으면 천연 염색은 햇빛, 빗물 등에 사라지겠지만 공공장소나 사유지에서 무분별하게 그림을 그리면 좋은 선택이 아니니 주의가 필요해요.)
천연 분필이 된 목련 열매로 화단의 식물들이 만날 수 없는 자연 바다를 그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옆에 우리만 알아볼 수 있는 글씨로 본인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습니다.
물론 목련 열매 분필로 말이죠.
집 주변에 이렇게 길쭉한 열매가 떨어져 있다면, 아이들과 그림을 그려보세요. 시즌 한정.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그림. 그 누구도 소유할 수 없는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 그림은 비가 내리면 땅속 나라에 전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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