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oul to Hanoi
이 질문은 한국에서 베트남 사업 기획을 할 때부터 매번 듣던 질문이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나는 누구를 만나든 이 질문을 받았다.
1억 명 시장, 평균 34세의 젊은 인구, 평균 경제 성장률 6%, 동남아 거점 지역, 30만 명의 한국인 거주, 삼성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이 진출한 국가 등 기계처럼 뻔한 답변을 했었다.
코트라, 기업정보 사이트, 언론기사 등에서 정보를 찾고, 이를 기반으로 왜 베트남인가에 대한 근거를 만드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마도 해외 사업을 모색하는 기업의 많은 실무자들은 지금도 회사에서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쓰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왜 베트남 사업을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당위성과 숫자로 이를 증명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 '어떻게 사업을 전개할 것 인가'에 대한 콘텐츠는 차순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업전략, 재무계획, 중장기 전략방향 등을 데스크에서 아무리 잘 만들고, 현지 실사를 하더라도, 실제로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모든 것이 리셋된다.
사업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원론적으로 옳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시간과 자원은 한정적이다. 논리와 데이터 검증에 치우치다 보면 현지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을 때, 돌파보다는 두려움에 도망을 가고 싶어 진다. 이때 멘붕을 넘어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지'라는 근원적(?) 질문이 생기게 된다.
이게 맞나? 인구도 많고 더 발전된 인도네시아를 갔어야 해. 아니야. 영어를 사용하는 필리핀을 갔어야 해. 현실에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것과 비례해서 왜 베트남이어야 하는가는 왜 베트남이 아니어야 하는가로 전환된다.
국내에서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만들어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누구나 알 수 있다. 하물며 해외는 어떻겠는가?
많은 주재원이 베트남에 있다. 경력도 어마무시하고, 소위 날아다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명함을 받고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기가 죽는다. 고작 2년도 안된 주재원 경력으로 영업 현장에서 상대방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짧은 영어로 현지인 앞에서 PT를 할 때면 쥐구멍을 찾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사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더 나은 방향을 찾는다는 이유로 고민하느라 생각만 하다 보면 끝없이 그 굴레에 빠져들게 된다. 뭐라도 찾고 싶은가? 한발 자국이라도 나가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그냥 해라!
제발 좀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해봐라!
시작하고, 실패하고, 다시 수정해서 부딪히지 않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연설을 보며 우리 모두 힘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