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무섭게 비바람이 몰아쳤으나 다행히 정전은 되지 않았고, 대신 예배당에 불이 나갔다가 낮에 원상복구 되었다.
오늘은 종일 바람이 불었고 잠시 멈추면 안개가 가득 몰려들고를 반복, 마치 둘이 숨바꼭질하는 것 같았다.
나는 오늘 나의 일과를 모두 잘 마쳤고, 산책을 했고 그리고 별일 없었다.
원래 꽃꽂이는 어르신 담당인데 출타하셔서 오늘 꽃꽂이는 남편이 했다. 처음 해보는 솜씨다.
자칭 이 교회 수호집사라고 하니, 그럼 오늘은 수호집사가 청소랑 꽃꽂이하시라, 했더니 이렇게 해 놓았다.
궂은 날 말고는 한시도 쉬는 법이 없는 우리 옆집 식구, 콩 모종을 옮겨 심고 계셨다. 이 너른 밭을 혼자 손으로 경작하는데 또 다른데도 몇 군데 있다. 그런데도 손바닥 만한 내 텃밭보다 더 잡초가 없다.
사실 나는 이렇게 부지런한 개미군단 속에서 유일하게 베짱이로 사는 셈인데, 그래도 고마운 건 불편하지 않다는 것이다. 게으르고, 못하는 것 투성이인 나를 눈총 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덕분이다.
감사.